러·시리아, 협상결렬 무섭게 남부 맹폭…무기력한 국제사회

입력 2018-07-05 23:25  

러·시리아, 협상결렬 무섭게 남부 맹폭…무기력한 국제사회
반군 "러, 일방적 협상 강제하려 해"…감시단체 "정부군, 국경검문소 추가 탈환"
유엔, 요르단에 국경개방 촉구…안보리, 비공개회의 소집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군 동맹과 반군의 협상이 결렬되자마자 남서부 다라가 포연에 뒤덮였다.
시리아 남부 반군 통합사령부의 후세인 아바지드 대변인은 5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러시아군이 다라를 초토화할 기세로 공습을 벌이고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아바지드 대변인은 시리아·러시아군이 반군을 억지로 협상장에 끌어내고자 맹렬한 공격으로 반군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밤새 다라에 시리아·러시아군의 미사일 수백발과 '통폭탄'이 쏟아졌다고 보고했다.
통폭탄은 원통형 용기에 원유와 폭발물, 쇳조각 등을 넣어 제조한 조악한 폭발물로, 정밀 타격이 불가능한 무차별 살상무기로 분류된다.
시리아·러시아군은 이날 대대적인 공습으로 다라주(州) 타파스 근처에 있는 국경검문소를 3년 만에 탈환했다.
현재까지 30개 마을이 정부군에 항복했고, 시리아정부는 다라주의 60% 이상을 장악했다.



다라 일대는 지난해 러시아, 요르단, 미국이 '긴장완화지대'로 지정하고, 휴전에 합의한 곳이다.
국제사회는 시리아·러시아군의 휴전합의 파기와 그에 따른 대규모 피란민 사태에도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요르단에 난민 추가 수용을 촉구했다.
특히 합의의 당사자인 미국조차도 러시아의 휴전 위반을 비판했을 뿐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은 채 내전에 거리를 뒀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남부 상황을 논의하는 비공개 긴급회의를 연다.



전선과 국경 사이 허허벌판에 임시 캠프를 꾸리고 길바닥 생활을 하는 피란민들은 멈추지 않는 포성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유엔 등에 따르면 정부군의 남부 탈환작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지난달 19일 이래 27만∼33만명이 요르단과 이스라엘 국경 쪽으로 피란했다.
이 가운데 약 6만명은 요르단 국경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발이 묶였다.
다라에서 도망한 피란민 사메르 홈시(47)는 AFP통신에 "협상이 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폭격이 시작돼 현재까지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홈시는 "우리 부부와 아이들은 올리브나무를 거처 삼아 지내고 있다"면서 "폭격도, 해충도, 모든 게 무섭고, 근처에는 마실 물도 약도 없다"고 토로했다.


유엔은 피란민에게 국경을 열어 달라고 요르단 정부에 거듭 호소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국경지대에 머무는 난민들은 요르단으로 넘어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며 "현재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을 고려해 요르단이 이들에게 임시 거처를 마련해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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