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진화의 산증인, 화석25'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1859년 찰스 다윈이 발표한 '종의 기원'에는 진화의 원리가 명확히 담겼으나 이를 뒷받침할 화석 증거는 부족했다.
당시에는 진화 과정에서 생물군들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가 될 '전이화석(transitional fossil)'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고생물학자인 도널드 R. 프로세로는 저서 '진화의 산증인, 화석25'(뿌리와이파리 펴냄)에서 35억 년 동안 펼쳐진 지구 진화의 대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화석 25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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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이 발표된 직후인 1860년 독일 동부 아이히슈테트 지역의 한 석회암 채석장에서 발견된 아르카이옵테릭스 화석은 다윈이 주창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됐다.
새가 아니면서도 최초의 새로 불리게 된 아르카이옵테릭스는 외피가 깃털로 덮인 흔적이 뚜렷한 깃털 공룡으로, 파충류가 조류로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였다.
아르카이옵테릭스는 깃털을 가진 것만 빼면 골격은 대부분 다른 공룡과 비슷한 대표적인 전이화석이다.
이를 통해 공룡은 오늘날의 파충류와 같아서 몸에 털이 없었을 것이란 통념이 바뀌게 됐다.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류 공룡인 유티란누스 후알리는 몸이 실 같은 깃털로 덮여 있던 것이 증명됐다. 우리에게 친숙한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도 몸이 솜털 같은 깃털로 덮인 모습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공룡의 깃털은 원래 체온 유지를 위해 진화했다가 나중에 비행용으로 용도가 전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르카이옵테릭스 화석이 발견된 이후로도 공룡에서 조류로의 전이 과정을 보여주는 수백 점의 화석 표본들이 나왔으며, 이는 조류에 관한 생각도 바꿔놨다.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다. 공룡은 바로 지금 당신의 새장 속 횃대에 앉아 있거나 당신의 마당 위를 날아다니고 있다. … 모든 새는 깃털 달린 공룡이다."(308쪽)
현재 지구에는 생물 500만~1천500만 종이 살아가고 있지만, 학자들은 이들이 지금까지 지구에 살았던 모든 종의 1%도 채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35억 년 전쯤 처음 생명체가 등장한 이래로 수십억 종의 생물이 탄생했으나 99% 이상이 멸종했기 때문이다.
책에는 아르카이옵테릭스 외에도 멸종 생물을 대표하는 주요 화석들이 생생하게 담겼다.
최초의 생명체 화석인 크립토존부터 척추동물의 기원 하이코우익티스, 가장 거대한 물고기 카르카로클레스, 반쪽짜리 등딱지를 가진 거북의 기원 오돈토켈리스, 다리가 달린 뱀의 조상 하시오피스, 가장 거대한 바다괴물 크로노사우루스, 가장 큰 육상동물 아르겐티노사우루스, 그리고 가장 오래된 인류 화석인 사헬란트로푸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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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옮김. 512쪽. 2만8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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