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은 아빠 친구가 죽였다…'치밀한 계획범죄'(종합2보)

입력 2018-07-06 14:19   수정 2018-07-06 17:22

강진 여고생은 아빠 친구가 죽였다…'치밀한 계획범죄'(종합2보)
범행 전 낫, 전기이발기, 수면유도제 준비 등 살인 정황 증거 확인
행적, 범행 동기, 사망 원인 등은 미궁…경찰 부실수사 지적도


(강진=연합뉴스) 장덕종 박철홍 기자 = 실종된지 8일만에 숨진 채 발견된 전남 강진 여고생은 아빠 친구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경찰이 결론 내렸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로 A(16)양 아빠 친구 김모(51·사망)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6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매봉산에서 A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며칠 전부터 범행도구와 약물을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음을 의심케 하는 증거와 정황이 다수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히 A양 시신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등 정황 증거를 근거로 김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고 A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A양 실종 이틀 전인 지난달 14일 A양에게서 검출된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을 병원에서 처방받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집과 차에서 발견된 낫과 전기이발기에서 A양의 DNA가 나온 점을 들어 김씨가 A양과 접촉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들 기기에서 A양 혈흔이 발견되지는 않아 범행도구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범행 이틀 전인 14일 낫과 전기이발기(속칭 바리깡)를 챙겨 배낭 안에 챙긴 모습도 CC-TV에서 확보했다.
김씨가 A양 실종 당일 귀가해 태운 물건의 재에서 나온 금속 고리, 바지 단추, 천 조각 등에서도 A양이 실종 당시 입었던 바지와 손가방에서 나온 소재인 사실도 확인됐다.
A양 SNS 대화 내용,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사건 당일 김씨가 A양과 함께 있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도 A양 시신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검사를 할 수 없어 성폭행 흔적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양이 머리카락 하나 없이 삭발된 것도 김씨가 가져간 이발기로 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신을 실종 8일만에 마지막 휴대전화 발신음이 포착된 부근에서 발견하는 등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확보된 증거와 정황을 토대로 프로파일러 자문 등을 통해 보강 수사를 해 범행 경위, 사망 원인 등을 밝혀낼 계획이다.

A양은 지난 16일 아르바이트 소개 때문에 아빠 친구를 만나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를 친구에게 남긴 뒤 소식이 끊겼다.
김씨는 A양 부모가 집으로 찾아오자 달아났다가 다음날 17일 오전 6시 17분께 집 인근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8일 만인 지난달 24일 오후 2시 53분께 매봉산 7∼8부 능선에서 알몸 상태로 숨진 A양 시신이 발견됐다.
강진 여고생 살인범은 '아빠 친구'…시신서 수면유도제 검출

cbeb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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