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비트코인 상거래 건수, 국내 카드결제의 0.5%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대표적 암호자산인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미국 달러화, 주식보다 10배 이상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암호자산과 중앙은행'을 보면 올해 1분기 비트코인 가격의 하루 평균 변동률은 4.7%였다.
달러화의 변동률이 0.3%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변동성이 15.7배에 달하는 셈이다.
금(0.5%)과 견줘도 비트코인 변동률이 9.4배나 된다.
주식보다도 비트코인 가격 변동 폭은 컸다.
지난해 하루 평균 수익률 표준편차를 연 단위로 환산해보면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95.4로 6.5였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14.7배에 이르렀다.
코스피의 변동성은 9.0으로 비트코인의 1/10 수준이었다.
암호자산 가격 변동이 큰 것은 적정 가격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기대, 시장 상황 등 수요 요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영향도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는 가격이 급등락하면 서킷 브레이커(일시 매매거래 중단)가 발동하지만 암호자산 교환소는 이 같은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한은은 "암호자산 시장으로 투기성 자금이 유입해 가격 변동 리스크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며 "향후 가격 급락에 따라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비트코인의 국제가격은 5월 말 기준으로 7천494달러였다. 2016년 말(964달러)과 견줘 7.8배로 뛰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3억7천만달러로 작년 1월(1억7천만달러)보다 37.5배로 증가했다.
작년 상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량도 급증했다가 최근에는 주요국 규제 강화, 암호자산 교환소 해킹 사건 등으로 가격은 하락하고 거래량도 줄고 있다.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올해 1월 7일 2천523만원에서 최고를 찍은 후 글로벌 추세와 마찬가지로 최근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더 크게 내려가며 '김치 프리미엄'은 축소했다.
5월 중 비트코인의 국내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2천억원이었다.
올해 3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 세계 암호자산 거래의 결제수단별 비중을 보면 엔화가 33.9%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은 달러화 23.9%, 테더 17.4%, 비트코인 11.8%, 원화 6.8% 순이었다.
암호자산 거래에 테더, 비트코인과 같은 다른 암호자산을 활용해 결제하는 비중은 약 30%였다.
원화의 비트코인 거래비중은 3.7%로 주요국보다 낮았지만 리플은 37.5%로 높은 편이었다.
한은은 암호자산이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가격 변동성이 큰 점 ▲ 가격 조작 가능성이 크고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급격한 거래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 교환소 운영의 투명성이 낮고 보안이 취약한 점 때문이다.
한은은 "실제로 비트코인 시장 등에서 가격 조작,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알트코인은 매수·매도자가 적어 가격 조작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지급수단으로서 암호자산 활용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상거래에 활용한 경우는 하루 평균 28만5천건으로 추정됐다.
이는 국내 하루 평균 신용·체크카드 승인 건수(5천291만건)의 0.5% 정도에 그친다.
가격 변동성이 커지며 올해 들어 비트코인 상거래 이용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을 취급하는 상점 수는 5월 말 기준 1만2천652개로 집계됐다. 주로 북미, 유럽지역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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