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美, 호르무즈 해협 놓고 설전…"봉쇄" vs "자유항해 보장"

입력 2018-07-06 11:52  

이란-美, 호르무즈 해협 놓고 설전…"봉쇄" vs "자유항해 보장"
갈등 때마다 '전가의 보도'인양 등장…로하니, 메르켈·마크롱과 통화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후 미국과 이란 간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국이 걸프 해역의 입구이자 원유 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놓고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란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예고하자, 미군은 자유로운 항해와 교역을 보장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대응하면서 일전 의지마저 내비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하마드 알리 자파리 총사령관은 5일(현지시간) 필요하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송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자파리 총사령관은 또 이란이 미국의 압력 때문에 석유를 팔 수 없다면 역내 다른 국가도 같은 사정이 돼야 한다며 "적에게 '호르무즈 해협을 모두 이용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마일 코사리 혁명수비대 사령관도 지난 4일 "그들(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중단시키길 원한다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어떤 원유 선적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지난 2일 스위스를 방문해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모두 차단하겠다고 한다. 중동의 다른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동안 이란만 하지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폭 50㎞의 바다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30%(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1천740만 배럴)를 점하는 요충지다.
이란은 미국 진영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전가의 보도'인양 이 해협의 봉쇄를 거론하고 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막은 적은 없지만, 봉쇄 위협만으로도 국제 유가가 출렁일 정도로 이 문제는 폭발력이 크다.
미국은 오는 8월 6일부터 금과 귀금속, 금속 원자재, 항공기 등에 대해, 이어 11월 4일부터는 석유도 교역을 금지한다.



미국도 이란 측의 위협에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대변인인 빌 어반 해군대위는 로이터통신에 "미국과 동맹국들은 지역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고 증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반 대위는 이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때 대응에 관해서는 "국제법이 허락하는 선에서 항해와 무역의 자유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군은 강력한 함대는 아니더라도 많은 고속정과 휴대용 대함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뢰도 이용할 수 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12년 혁명수비대가 "일정 기간" 해협을 봉쇄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미국은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해협을 다시 열어놓을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은 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및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이란핵합의 준수를 조건으로 EU가 내놓은 경제적 조치들이 이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유럽으로부터 일정표와 함께 명확한 행동계획을 기대한다며 이는 미국의 핵합의 탈퇴를 보상할 수 있는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탈퇴에도 이란핵합의를 살리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란 측과 접촉하고 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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