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대신 돌아온 '전설의 스파이' 코헨의 시계

입력 2018-07-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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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대신 돌아온 '전설의 스파이' 코헨의 시계
모사드, 코헨 유품 회수…"끝까지 유해 찾을 것"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이스라엘 총리실은 5일 이색적인 발표를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960년대 활동했던 이스라엘의 전설적인 스파이 엘리 코헨의 유품인 손목시계가 정보당국의 노력 끝에 고국으로 귀환했다고 전했다.
시계의 귀환이 총리실이 특별 발표할 만큼 큰 뉴스인지는 모르지만 한편으로 처형된 지 5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그 유해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적 애석함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사드 등 정보당국이 유해 회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어떻게 그의 유품만을 고국으로 가져온 것이다.
코헨은 그만큼 이스라엘로서는 첩보사(史)의 한 획을 긋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정보기구인 모사드가 '국가의 안보에 지대한 기여를 한 영웅적 전사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코헨의 시계를 되찾아온 것을 크게 치하했다.


코헨은 이집트 출신의 유대인으로 1957년 이스라엘군 정보기관에 들어갔으며 아르헨티나로부터 귀국인 부유한 시리아 기업인으로 위장해 다마스쿠스의 시리아 지도부에 침투했다.
그는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고급술과 사치품 등을 뿌리며 시리아 지도부 인사들과 교제했으며 이를 통해 시리아 측 전투명령이나 요새 위치, 소련과의 관계, 내부 권력투쟁 등 시리아의 핵심 정보를 모사드에 건넸다.
코헨이 건넨 정보들은 이스라엘이 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코헨의 활약은 모사드가 1960년대 거둔 가장 위대한 첩보전의 승리로 기록되고 있다.
코헨은 그러나 방심한 탓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직접 모스부호로 메시지를 전파하다 시리아군 당국에 포착돼 체포됐다.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시리아 육군사령부에서 전파 방해가 빚어지자 전파를 추적한 끝에 코헨을 잡았다.
그는 심한 고문을 받은 후 사형선고를 받고 1965년 5월 19일 다마스쿠스 중심가에서 공개 교수형에 처해졌다.
코헨이 체포되자 이스라엘 당국은 그의 처형을 막기 위해 외교적 수단과 함께 인질교환, 거액의 보상금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시리아는 또 코헨의 처형 후에도 그의 유해를 돌려달라는 이스라엘 측 요구를 거부했다.
모사드는 지난 2004년부터 코헨의 유해 회수 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결국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모사드는 코헨의 시신이 처형 후 묻혔던 다마스쿠스 유대인 묘지에서 옮겨진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분명 이스라엘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몇 차례나 다른 장소로 옮겨진 것을 발견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결국 시리아 정보관리들조차 이제는 코헨의 시신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모사드는 2년 전 요시 코헨 현 국장의 지시로 다시금 유해 회수 작전을 재개했다. 당시 코헨의 체포, 심문, 재판, 처형에 관여했던 시리아 측 인물들에 접근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 인물이 코헨이 찼던 손목시계를 갖고 있음을 알아냈다.
모사드는 지난 18개월간 내전의 와중인 다마스쿠스 중심부에서 문제의 인물로부터 시계 회수작전을 벌였으며 시계가 어렵사리 이스라엘에 반입된 후에는 실제 코헨의 시계가 맞는지 검증작전을 벌였다.
법의학 및 사진 전문가, 스위스 오메가사 문서 및 기록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검증을 시행한 후 약 3개월 전 코헨의 시계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사드의 코헨 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엘리를 잊지 않을 것이며 헌신과 결단, 용기와 조국에 대한 사랑이라는 그의 유산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계는 조만간 유족에 양도될 예정이나 코헨의 미망인은 한 인터뷰에서 시계가 모사드에 계속 보관되길 선호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코헨의 유해 회수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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