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업 예산 비중 70%, 나머지로는 사실상 자치사업 힘들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복지사업에 분담해야 하는 구비가 70%에 육박한다. 나머지 30%로는 직원 인건비 주고 필수 경비를 지출하고 나면 구가 할 수 있는 사업은 매우 제한된다."
정명희 신임 부산 북구청장이 최근 구청의 살림살이를 살펴본 뒤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8일 북구에 따르면 올해 구의 일반회계 예산은 3천175억원으로 이 가운데 복지예산 비율은 69.59%(2천585억원)에 달한다.
일반회계 예산은 국비와 시비, 구비를 모두 합쳐 북구가 1년간 쓰게 될 금액을 말한다.
복지사업은 대부분 국가사업이지만 각 기초단체도 사업비의 일부분을 부담한다.
이를 '매칭 비용'이라고 부르는데 북구는 부산 16개 구·군 중에서 구비에서 매칭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아 구정에 어려움을 겪는 곳 중 하나다.
북구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거주하는 영구임대주택이 전국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많아 매칭 비용 자체가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사업단지의 배후지 역할을 하다 보니 구비로 거둬들일 수 있는 세수는 매우 적어 재정자립도가 14%에 불과한 상황이다.
구의 한 관계자는 "매칭 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구비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정부가 북구와 같은 처지에 놓인 기초단체에는 '복지 특구' 등의 제도를 신설해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기초단체가 주민을 위한 사업을 할 수 없다면 지방자치는 명목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정 구청장의 의견에 공감하는 공무원들이 대부분이다.
정 구청장은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중앙정부의 공모 사업을 따오는 방식으로 북구 변화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면서 "중앙정부의 예산을 확보하는 공무원에게 인사와 관련해 과감하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일하는 공직 문화를 만들고 자생력 있는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북구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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