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내달 중국을 방문해 중국 주도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불공정 계약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하고 "최대한 일찍 중국을 방문하려 했으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월에는 일정이 안 된다고 해 8월에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의제가 거론될 것이라면서 "이 중에는 (말레이시아내 중국 투자 사업의) 계약조건 및 사업비 융자와 관련한 불공정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말레이시아 내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면서 제공한 자금대출에 대해 "정부가 빌릴 때보다 금리가 너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 5월 총선에서 친중(親中) 성향의 전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마하티르 총리는 수익성이 의심되고 주권침해 소지가 있다면서 중국의 투자로 진행돼 온 대형 인프라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해 왔다.
중국이 사업비 550억 링깃(약 15조원)의 85%를 융자하는 조건으로 추진돼 온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 사업과 94억 링깃(약 2조6천억원) 규모의 송유관·천연가스관 사업은 이미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았다.
이중 ECRL은 시 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CRL이 완공되면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시작해 라오스, 태국을 넘어 전략적 요충지인 클랑으로 이어지는 육상 교통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공사단가를 크게 낮추지 않는 한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는 마하티르 총리의 방중을 환영한다면서 "그는 중국인에게 친숙한 정치인으로 수차례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마하티르 총리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 외교가에선 내달 중순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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