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출제 믿을만한가]⑤시험 끝나면 '이상한 문제' 성토 봇물

입력 2018-07-10 12:10   수정 2018-07-10 12:36

[내신출제 믿을만한가]⑤시험 끝나면 '이상한 문제' 성토 봇물
"이 문제 한번 봐주세요"…온라인 커뮤니티 등 '출제 오류' 아우성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중·고등학생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입시 정보 커뮤니티·카페 등에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날 때마다 시험 문제가 이상하다고 성토하는 학생들의 글이 잇달아 올라온다.
간발의 차로 내신 등급이 갈리는 여건에서 6년을 살아가는 학생들은 정답이 없거나, 여러 정답이 가능한 '문제 오류' 상황에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다. 요즘은 학교 측이 동점자 방지를 위해 100점 만점에 0.1점 단위로 배점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학생들은 '이 문제 한번 봐주세요', '학교 시험 문제가 이상한 것 같은데', '출제 오류 아닌가요?', '이건 정답이 왜 안 되나요?', '선생님에게 이상한 점 물어도 될까요?' 등의 글을 올리고는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묻곤 한다.
지난 3일 수험생들이 자주 찾는 한 입시 정보 카페에 글을 쓴 고등학생은 "시험 시간 때 '답이 없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조금 푸시더니 '답이 있다'고 하셨다. 시험 끝난 뒤에 다시 이의 제기를 했더니 문제 오류라고 하시더라"며 갑갑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학생은 사회 과목으로 출제된 문항과 자신의 풀이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며 "선생님에게 이의 제기를 하려고 하는데 어떤지 봐달라"면서 다른 학생들과 댓글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지구과학 과목 시험지 사진을 찍어 올린 한 학생은 "서술형 문제에서 선생님이 정한 답만 만점을 주셨다. 그런데 선생님이 제시한 답도 배경지식이 없다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네이버 게시판 이용자는 "화학 내신 시험에서 답이 없는 이상한 문제가 1개 있었다. 10분 정도 풀어도 답이 나오지 않았는데 학교에서 결국 모두 정답 처리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익명의 한 이용자는 "학교 수학 시험에서 문제가 이상해 다시 몇 번이나 푸느라 시간이 소비됐는데 선생님이 시험 중반이 지나서야 들어오더니 문제가 잘못됐다고 알려줬다"며 교사의 미흡한 대처를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화학 문항에 조건이 빠져 있다며 "기체가 섭씨 0도 1기압에서 22.4ℓ로 같은 부피를 가지는 건 '1㏖(몰)'일 때인데 학교에서 '1㏖' 이야기도 없이 문제와 보기가 무조건 맞다고 한다"며 억울해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국어 과목 시험지 사진을 올린 뒤 "얼마 전 시험을 쳤는데 정답지에는 2번이라고 돼 있었으나 대부분의 학생이 3번을 선택했다. 제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학원가에서도 시험 때마다 '문제가 이상하다'는 학생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의 신청 기간에 맞춰 '문제를 살펴봐 달라'는 학생 또는 학부모 요청이 계속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교사들이 불쾌감을 품는 경우도 많다.
20년 가까이 영어를 가르쳤다는 이모(47·여)씨는 "학원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험이 끝날 때마다 문제가 이상하다는 글이 수십 개씩 올라온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서울 목동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A씨는 "학생들이 학교 시험 문제가 좀 이상하다고 해서 확인한 결과, 정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가 매년 10번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외국인들조차 고개를 갸웃거리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 구미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엄모(29)씨는 "교과서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틀린 것'이 되는 게 학교 시험"이라면서 "아이들이 이의 제기를 하고 싶어도 솔직히 쉽지 않다"고 비판했다.
yes@yna.co.kr

※연합뉴스 탐사보도팀은 내신 출제의 문제점이나 오류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각 학교별로 최근 치러졌거나 치러지고 있는 2018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나 또는 이미 치러진 시험에 대한 제보를 해 주실 분은 탐사보도팀 이메일(investigative@yna.co.kr)로 연락처와 함께 내용을 보내 주셨으면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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