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유예 받았으나 대부분 조기 도입해 시행착오 최소화 꾀해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홍정규 기자 =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을 1년 유예받은 금융권에서 조기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법에 따른 강제 시행에 앞서 시범 운영해 제도 변경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근무 종료 시간이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제나 자신의 업무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카드사가 이달부터 주 52시간제를 준수하기 위해서 PC 오프제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PC 오프제는 오후 6시 또는 7시에 PC가 자동으로 꺼져 더는 일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PC가 꺼지기 10∼30분 전 모니터 화면에 공지가 떠 근무시간 종료를 알리고 추가 근무를 하려면 신청하라고 안내한다.
연장 근무를 하려면 사전에 신청해 부서장 결재를 받아야 한다.
유연근무제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기본으로 한 시간 먼저 출근하면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식으로 하루 8시간 근무를 충족하는 선에서 자유롭게 출퇴근하는 제도다.
이런 선택적 근로시간으로 7-4제, 8-5제, 10-7제 등이 있다.
신한카드는 PC 오프제와 유연근무제로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단 홍보나 정보기술(IT) 등 일부 부서는 예외로 했다.
삼성카드[029780]는 PC 오프와 함께 PC 온도 도입했다. 오전 8시 30분이 돼야 PC가 켜져 아무리 일찍 출근해도 일할 수가 없다.
KB카드는 상반기 일부 인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이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9-6제를 기준으로 오후 7시에 PC가 꺼지는 PC오프제도 도입했다. 다른 곳과 달리 PC 종료 시각을 오후 7시로 정한 것은 한 시간 정도 연장 근무로 그날 일을 마칠 수 있는데 굳이 연장 근무를 신청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KB카드는 연장 근무가 많으면 부서장 평가 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그동안 주중 야간이나 주말에 진행되던 직원 연수도 가급적 줄일 방침이다.
하나카드는 부득이하게 야근했다면 다음날 출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롯데카드는 일찌감치 2016년 1월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해오고 있다.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출근 시간을 정할 수 있게 했다. 단, 업무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무시간은 한 달에 한 번만 변경하게 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부터 일부 부서에서 시행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연내 전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주요 보험사들도 PC 오프제와 유연근무로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화재[000810]는 PC 온오프제로 오전 8시∼오후 6시 30분 사이에만 PC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지점장과 보험설계사 간 아침 회의시간을 종전 오전 8시 40분에서 오전 9시로 늦추기도 했다.
현대해상[001450]은 이미 PC 오프제를 조기 도입해 주 1∼2회 실시하다가 2017년 9월부터 주 5회로 확대했다.
일이 일시적으로 몰리는 특수직군에 한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손해보험은 2006년부터 PC 오프제를 시행하면서 사실상 주 52시간제를 해오고 있었다.
영업이나 보상직군이 월 마감을 맞아 연장 근무가 필요하면 월 1회, 2시간 연장 근무를 할 수 있게 했다.
삼성생명[032830]은 이달부터 PC 오프제를 도입해 주 52시간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교보생명은 노사가 주 52시간제을 정착시키기 위해 직무별 특성에 따라 어떤 형태의 근로 형태를 적용할지 협의 중이다.
재무 설계사의 주말 교육 때 지점 인력이 지원 나오는 것을 최소화하고 해당 인력이 이튿날 대휴를 쓰게 하는 등 초과근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생명[088350]은 일부 직군을 제외한 일반직은 사실상 주 52시간 근무를 하고 있어 유예기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나 보험사는 점포로 고객이 방문하는 은행과 달리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형태여서 근무시간 조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며 "기존에도 대부분 직군에서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지 않기에 조기 도입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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