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비핵화 시간표 진전"…유해송환·실험장 폐쇄 곧 논의(종합2보)

입력 2018-07-07 21:39  

폼페이오 "비핵화 시간표 진전"…유해송환·실험장 폐쇄 곧 논의(종합2보)
1박2일간 총 9시간 '2라운드' 회담…"매우 생산적, 논의의 모든 요소에서 진전"
북미, 12일께 판문점서 유해송환 논의…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실무회담도
김정은 면담은 불발…내일 도쿄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북미는 7일 6·12 북미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의 송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는 12일 판문점에서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또 북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급 회담도 조만간 개최하기로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의 회담을 모두 마친 뒤 출국하기 전 외신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AFP, AP통신 등 이번 방북에 동행한 외신 풀 기자단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timeline) 설정 등에 있어서도 진전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그는 '비핵화 시간표, 대량파괴무기 및 미사일 시설 신고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느냐'는 질문에 "대화 내용을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그 두 가지에 관해 얘기하는 데 많은 시간(a good deal of time)을 할애했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복잡한 이슈이긴 하지만 거의 모든 주요 이슈에서 우리는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생산적인, 선의의 협상을 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 국방부 팀이 미군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2일 북측 관계자들과 남북한 경계(판문점)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송환 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은 며칠에 걸쳐 진행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시설 폐쇄에 대한 실무급 회담도 곧 개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 유해 송환과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는 모두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내용이다.
김 부위원장도 폼페이오 장관을 배웅하면서 "우리는 결과, 성과를 도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고위급 회담의 핵심 의제, 즉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북미 양측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어떤 단계를 밟아나갈지 등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세부 논의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도 비핵화 로드맵 도출과 관련해서는 더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도 성사되지 못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지난 1, 2차 방북 때는 모두 김 위원장을 면담했었다.
이 때문에 비핵화 로드맵을 도출하는 데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일정부분 진전을 이루면서도 핵심 쟁점을 놓고서는 여전히 난항을 겪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군 송환 문제 논의를 위해 12일께 후속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것 외에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나워트 대변인은 '북미가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혀 비핵화 로드맵 도출을 위한 구체적 논의 내용은 향후 워킹그룹을 통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CBS방송은 판문점 실무회담을 이끌었던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가 워킹그룹을 감독하며, 알렉스 웡 동아태 부차관보, 벤 퍼서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세 명의 국무부 인사도 워킹그룹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전날 평양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김 부위원장과 3시간에 걸친 회담과 만찬을 함께 하며 비핵화 후속 조치들을 논의했다.
이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께까지 약 6시간에 걸쳐 회담 및 실무 오찬을 열어 협상을 이어갔다. 1박2일 간 총 9시간에 걸쳐 밀도 있는 협상을 진행한 셈이다.
이틀째 회담을 시작하면서 김 부위원장은 "명백히 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압박하고, 폼페이오 장관도 "나 역시 명백히 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답하는 등 양측은 초반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연출하기도 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체제 안전보장, 미군 유해송환이라는 세 가지 목표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매우 확고하다"며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도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을 모두 마친 뒤 이날 오후 4시26분 평양을 출발한 폼페이오 장관은 오후 7시께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쿄에서 1박을 한 뒤 8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해 방북 성과를 설명하고 후속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예방한다.
따라서 이번 방북 성과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내용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8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8일부터 이틀간 베트남을, 9일부터 이틀간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뒤 10일부터 12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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