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서 첫 여왕개미 발견에 붉은불개미 국내 번식 우려

입력 2018-07-07 19:15   수정 2018-07-07 19:31

인천항서 첫 여왕개미 발견에 붉은불개미 국내 번식 우려

"외국서 결혼비행 뒤 국내서 알 낳은 듯"…검역 시스템 도마에



(인천·서울=연합뉴스) 신민재 이태수 기자 = 6일 인천항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 일개미 수십 마리가 나온 데 이어 7일 여왕개미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붉은불개미의 국내 번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인천항 컨테이너 야적장 최초 발견 지점에서는 여왕개미 1마리, 애벌레 16마리, 일개미 560여 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여왕개미와 애벌레가 함께 발견됐다는 점은 이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알을 낳았다는 뜻으로, 우리나라도 단순 유입을 넘어 번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농식품부는 "군체 크기가 작고 번식이 가능한 수개미와 공주개미가 발견되지 않아 아직 초기 단계의 군체로 판단된다"며 "확산 가능성은 일단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붉은불개미의 번식을 위해서는 공주개미(여왕개미가 되기 전 미수정 암개미)와 수개미가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면서 짝짓기 비행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후 이들이 지상에 떨어지면 개미집을 형성하고 군집을 만들어 간다.
이 비행은 보통 200m까지 올라가고, 바람 등의 영향에 따라 주변 수 킬로미터까지 개미가 퍼질 수 있다.
이후 여왕개미는 날개를 떨어뜨리고 체내 영양분을 이용해 알을 낳으며 번식해 나간다. 처음 낳은 알이 부화해 성체가 되는 데 30∼40일가량이 걸린다.
한 검역당국 관계자는 "여왕개미가 나오긴 했지만, 외국에서 '결혼비행'을 한 뒤 국내에서 알을 낳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2차 번식을 했는지가 중요한데, 공주개미나 수개미 등 생식을 위한 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여왕개미는 한 번 결혼비행하면 날개가 떨어져 이를 반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 수개미와 공주개미가 나오지 않은 이상, 국내 2차 대량번식까지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추정이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잇따라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발견됨에 따라 정부의 컨테이너 검역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달 코코넛 껍질이나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에 대해서는 컨테이너 전체를 열어보는 등 부랴부랴 검역 강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검역 당국이 손댈 수 있는 화물은 식물 관련 화물로 전체의 5%에 불과해 나머지 95% 화물에 대해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1년에 국내에 수입되는 1천300만 개에 달하는 컨테이너를 일일이 개장 검사하면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며 "이 때문에 화주가 붉은불개미를 발견하면 신고토록 하는 것이다. 일본도 이 같은 시스템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붉은불개미가 식물 화물 외에 일반 공산품 화물에 묻어서 올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은 이상, 화주의 자진 신고에만 의존하는 것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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