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이탈리아 총리가 내년 5월에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측근인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이 밝혔다.
타이아니 의장은 7일 일간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게 유럽의회 선거 출마를 요청했고, 그가 이에 기꺼이 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를 이끄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3년 탈세 유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당초 2019년까지 공직 진출이 금지됐으나, 지난 5월 밀라노 법원의 복권 명령으로 족쇄에서 벗어났다.
성 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2011년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자신을 "포퓰리즘의 위협에 맞서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을 수호할 온건한 정치인"이라고 칭하며 지난 3월 총선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FI가 당시 예상과 달리 14%의 득표율에 그쳐 17.4%를 득표한 극우정당 '동맹'에게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약 25년 만에 우파의 맹주 자리를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에게 내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교두보로 본격적인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바 있다. 그는 1994년, 1999년, 2004년, 2009년에도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했으나, 선거 후 의원직을 동료에게 넘겨줬다.
한편, 그는 지난 5일 자신의 오른팔 격인 타이아니 의장을 FI의 부대표로 임명해 침체에 빠진 당의 재건 임무를 맡겼다. FI는 최근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0%도 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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