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장악 석달' 쿠르드 도시 아프린, '시리아 속 터키'로

입력 2018-07-08 07:40   수정 2018-07-08 07:52

'터키군 장악 석달' 쿠르드 도시 아프린, '시리아 속 터키'로

터키 하타이주가 행정관리, 터키경찰 배치…곳곳 교전흔적 남아
터키 당국 "점령 아닌 테러조직 몰아낸 것…안보 유지 활동"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을 관통하는 대로 '아프린로' 양옆으로 늘어선 상가 대부분은 평일 대낮인데도 셔터가 굳게 내려진 모습이다.
아파트나 사무실로 쓰였을 법한 2층 이상 공간도 대부분 인적 없이 텅 빈 상태다.
쿠르드 도시 아프린은 올해 3월 '자유시리아군'(FSA) 계열 시리아 반군 조직을 앞세운 터키군에 장악됐다.
이달 초 터키 국내외 매체에 공개된 영상과 사진 속 아프린은 전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여전히 불안과 긴장이 감돈다.
사라이야로터리(도와르 사라이야) 옆 아프린 관청 주위에는 터키 경찰 특수부대와 FSA 부대원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아프린로를 따라 아프린강(이프린강)을 건너면 쿠르드 신화 속 영웅 '카와'의 조형물이 서 있던 카야로터리(도와르 카야)가 나타난다.
현재 카와로터리에는 망치를 든 카와는 없고 검은색 기단부만 남아 있다.
올해 3월 중순 아프린 중심부에 진입한 친(親)터키 반군은 카와상(像)을 끌어내려 무참히 파괴, 세계 곳곳의 쿠르드인에 큰 충격을 줬다.
지난달 말에는 카와로터리 인근에서 친터키 반군을 노린 연쇄 폭탄 공격이 벌어져 10여 명이 숨졌다.



터키군과 반군의 '점령' 이후 쿠르드 도시 아프린은 빠르게 터키의 영향권 아래로 편입되고 있다.
터키 국기와 FSA 깃발이 함께 게양된 관공서 건물의 입구에는 '터키공화국 하타이주(州) 아프린주민구호센터'라는 현판이 걸렸다.
건물 옆에 설치된 쓰레기통에는 하타이주 국경도시 레이한르시(市)의 로고가 보인다.
공공서비스를 비롯한 아프린의 행정이 터키 하타이주의 관리 아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타이주의 한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 취재진에 "하타이주가 아프린을 행정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터키군이 2016년 '유프라테스방패작전'으로 점령한 아자즈와 알밥 등과 마찬가지로 아프린에서도 터키 국내에 있는 것처럼 터키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외국을 방문하려는 아프린 주민은 시리아 여권이 아니라 터키 하타이주 정부가 주는 증명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




터키정부는 아프린 군사작전, 즉 '올리브가지작전'이 끝난 후 아프린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으며, 20만∼25만 명 수준으로 인구를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터키군의 아프린 작전 이전 이 일대 인구는 쿠르드계와 아랍계, 정주민과 난민을 합쳐 50만∼70만 명으로 추산됐다.
많게는 인구의 50%가 복귀했다는 당국의 설명과 달리 수없이 많은 상점과 주택이 비어 있다.
아프린 거리를 돌아다니는 차량 다수는 번호판이 떨어져 나가고 없다. 군사작전 과정에서 주인이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르드 매체에는 터키가 시리아 다른 반군 지역에서 피란한 아랍인들을 이주시켜 아프린의 인구구성을 인위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주장이 실렸다.



터키 정부는 아프린에서 '쿠르드 테러조직'을 몰아낸 것일 뿐, 아프린을 점령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테러조직이란 쿠르드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가리킨다. YPG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국제동맹군을 도왔으나, 터키는 이 세력을 주요 안보 위협으로 여긴다.
터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곳에 터키 경찰은 있지만 터키군은 없다"면서 "우리는 아프린을 점령한 것이 아니라 안보와 안정을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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