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 부총리, 인권변호사·민정수석 등 이력 소개…"남북관계 증진시켜"
시진핑·아베·모디 등 지금까지 모두 42차례 강연…2000년엔 DJ도 연설
(싱가포르=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기자 =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에서 13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에는 정·재계 및 학계 등 싱가포르 오피니언 리더와 각국 외교단 등 6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과 아세안 :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라는 묵직한 주제의 문 대통령 연설을 들으려 싱가포르 측에선 테오 치 힌(張志賢) 부총리, 왕궁우 동남아연구소 이사장이 자리하고 싱가포르 주재 중국·일본·러시아·영국·독일·호주 대사 등도 함께했다.
한국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자리를 지켰다.
테오 부총리는 개회사에서 "문 대통령은 헌신적인 의지를 갖고 평화를 위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고, 이는 한국 국민들로부터 큰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이며 참여정부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고, 특전사로 군 복무를 했다는 점 등을 언급한 뒤 "노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적극 참여했고,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의 협력을 통해 남북한 관계를 증진시키고,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신 바 있다"고 설명했다.
테오 부총리는 또 "한반도 상황은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역내에도 큰 시사점이 된다"며 "문 대통령님의 핵심적인 역할로 필요한 환경을 만들었고, 대화로의 복귀를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따라서 이해관계자들 간의 지속적인 협력이 중요하고, 우리 모두는 지속적인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이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를 격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신(新) 남방정책을 통해 양국간 관계는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오 부총리의 개회사에 이어 시작된 문 대통령의 연설에 청중들은 뜨겁게 호응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확고한 원칙을 재천명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한 결과 남북·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등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또 아세안과 관계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인 신(新)남방정책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과 역내 경제적 번영은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모두 여섯 차례가 박수가 나왔다.
싱가포르 렉처는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싱가포르 외교부 후원으로 자국을 방문하는 주요 정상급 인사를 초청해 연설을 듣는 세계적 권위의 강연 프로그램이다.
싱가포르 통화청의 출연금을 기반으로 동남아연구소가 1980년에 창설했고, 같은 해 10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시카고대 교수를 시작으로 이날 문 대통령까지 42회의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도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그해 11월 싱가포르 국빈방문 당시 초청돼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를 주제로 연설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연사로 참석한 바 있다.
동남아연구소는 1968년 싱가포르 의회법에 의해 설립된 독립 기관으로, 유솝 이스학 싱가포르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 'ISEAS-유솝 이스학 연구소'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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