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한성백제박물관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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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면서 남북 학계가 고구려 벽화고분 발굴과 보존처리를 함께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한성백제박물관은 지난 6일 '남북의 소중한 세계문화유산, 고구려 고분벽화'를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북한과 중국 고구려 벽화고분 현황을 점검하고, 모사도 연구와 보존 전망에 대해 다룬 이번 행사에서 정경일 중국 연변대 교수는 2001년 이후 북한 고구려 벽화고분 발굴 성과를 정리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1980년대부터 20년 동안 북한 학계의 고구려 발굴조사는 특기할 만한 내용이 거의 없었지만, 21세기에는 고구려 벽화고분 10여 기가 발굴돼 학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2001년 이후 발굴한 고구려 벽화고분 중 고산동 1호 무덤은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바 있으나, 나머지 무덤 10기의 실체는 처음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 북한이 조사한 고구려 무덤은 장수원동 벽화고분. 이 무덤은 동서 길이가 11m, 남북 길이는 9.6m인 타원형이다. 시신을 두는 현실(玄室)은 동서 3.2m, 남북 2.7m다.
정 교수는 "발굴 당시 현실 네 벽에서는 모두 벽화 흔적이 드러났다"며 "이 벽화는 검은색과 붉은 밤색, 누런색으로 그린 사신도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옥도리 벽화고분에서는 처음으로 '대'(大)와 '왕'(王) 자가 동반 출현했고, 천덕리 벽화고분에서는 동시대 주변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김 소용돌이무늬가 확인됐다"며 "호남리 18호 무덤에서는 컴퍼스로 원을 그린 흔적이 나왔으며, 대성동 34호 무덤에서는 고구려 유물로는 드문 고리자루큰칼이 출토됐다"고 덧붙였다.
고구려 고분 연구자인 전호태 울산대 교수는 기조발표에서 "고구려 고분벽화는 문화사, 예술사, 종교 사상사, 사회사적 가치와 의미를 모두 지닌 유적"이라며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학, 종교학 등 다방면에서 종합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활성화를 위해 유적과 유물 정보의 데이터베이스 설립과 운영, 학술정보 수집과 공유, 연구자 네트워크 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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