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어 첫 우승 새내기 고석완 "캐디 누나 덕에 우승했죠"

입력 2018-07-08 18:19  

코리안투어 첫 우승 새내기 고석완 "캐디 누나 덕에 우승했죠"
KLPGA 선수 출신 캐디와 찰떡 호흡…"신인왕 꼭 타고 싶다"



(군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캐디 누나 덕분이죠. 우승 보너스가 우승 상금 10%라는데 1천만원 드려야죠"
8일 전북 군산의 군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고석완(24)은 '캐디 덕분'이라는 말을 여러번 되풀이했다.
고석완의 우승을 이끈 캐디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3부투어 선수로도 뛰는 여채현(26) 씨다.
캐나다에서 초, 중, 고교를 다녔고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2년 전 고국에 돌아온 고석완은 시즌 초반 4개 대회에서는 하우스 캐디를 고용했다.
지난달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때부터 여 씨의 보좌를 받은 고석완은 "새로운 세상을 만난 느낌"이라고 표현할 만큼 여 씨와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세밀한 그린 라인을 정확하게 읽어낼 뿐 아니라 고비 때마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주는 여 씨의 역할 덕에 고석완은 1라운드에서 생애 최소타(7언더파 64타)를 때릴 수 있었고 최종 라운드에서 3타차를 따라 잡고 연장전 우승까지 따낼 수 있었다.
고석완은 "누나는 내 능력에 믿음을 불어넣어주곤 한다"면서 "누나의 말을 들으면 내 판단에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 씨는 "최종 라운드라고 해서 특별한 조언은 없었다. 파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파만 하면서 가면 기회가 온다고 말해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닌게 아니라 고석완은 후반 11개홀을 모조리 파로 막아내며 버틴 끝에 승부를 연장으로 몰아갈 수 있었다.
핀 1.8m에 붙여 버디로 연결된 연장전 두번째샷 역시 여 씨의 판단이 큰 몫을 했다.
러프에 떨어진 볼은 생각보다 자리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핀과 거리는 190야드가 넘었다.
여 씨는 8번 아이언으로 그린 입구까지만 치자고 권했다. 고석완은 "190야드가 남았는데 기껏 쳐봐야 160야드가 가는 8번 아이언으로 치는 건 무리가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누나 말을 믿고 따랐다"고 말했다.
고석완이 8번 아이언으로 때린 볼을 그린 입구에 떨어져 한참 굴러 핀 옆에 딱 붙었다.
버디 퍼트 라인 역시 여 씨의 판단이 맞아떨어졌다고 고석완은 털어놨다.
고석완은 "오른쪽 두 컵 정도는 봐야 할 것 같았는데 누나가 한 컵만 보자고 했다. 미심쩍어서 '정말이냐'고 물었더니 '정말 그렇다'고 말하길래 그대로 따랐더니 정말 홀에 쏙 들어갔다"고 감탄했다.
여 씨는 "투어 프로 선수 캐디를 몇번 하긴 했지만 선수 생활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선수로 뛰는 건 나한테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전문 캐디로 전업을 고려하던 중에 고석완을 만났다"면서 "볼을 똑바로 치는 건 누구한테 뒤지지 않는데다 마음씨가 착해서 백을 메기로 했다"고 고석완과 인연을 소개했다.
여 씨는 "선수로서는 내가 마음이 약한 편"이라면서 "그래서인지 경기 중에 심약해지는 선수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크지 않은 체격에 40㎏이 넘는 선수용 백을 메고 코스를 누빈 여 씨는 "수레형 카트를 쓰면 아무래도 동선에 제약이 따르고 카트를 챙기느라 신경을 쓰게 된다"면서 "내가 좀 힘들어도 선수에게 더 많은 시간과 눈길을 줄 수 있어 백을 메고 있다"고 말했다.
고석완은 "선수 생활을 하는 한 내가 먼저 누나를 해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강한 신뢰감을 표현했다.
투어에 데뷔한 이후 7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일군 고석완의 괄목상대에는 코리안투어 통산 5승을 따낸 박도규 JTBC 해설위원의 족집게 레슨도 한몫했다.
샷에 비해 퍼트가 썩 좋지 못했던 고석완은 이 대회를 사흘 앞둔 지난 2일 박도규 해설위원에게 딱 하루 퍼트 레슨을 받았다.
고석완은 "하루 만에 퍼트에서는 초등학생 수준에서 고등학생 수준으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석완은 "뭘 배웠는지는 비밀"이라고 덧붙였다.
고석완은 5년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음덕도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 3일이 5년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 기일이었는데 제사에 참석을 못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그날 전화를 하셔서는 '네 할아버지 영정 사진이 웃는 표정이더라'고 말씀하셨다. 할아버지 제사에는 거의 빠지지 않았는데 그 말씀을 전해듣고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할아버지께서 하늘에서 우승을 도우신 것 같다"
고석완은 또 "할머니가 올해 100세다. 비행기를 타고 서울과 제주롤 오가실 만큼 정정하시다. 우승 선물로 핸드백이라도 하나 사드려야 할까 보다"며 활짝 웃었다.
고석완은 "장기적인 목표는 잘 세우지 않는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자는 게 신념"이라면서도 "올해 신인왕을 꼭 받고 싶다. 그리고 연말에 일본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스쿨에 꼭 합격해 내년에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kh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