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세리머니 논란' 스위스 축구계 이중국적 문제로 시끌

입력 2018-07-0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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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세리머니 논란' 스위스 축구계 이중국적 문제로 시끌
축구협회 사무총장 "어려서 혜택받고는 다른 국적 선택" 불만 드러내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스위스 축구계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쌍두독수리 세리머니' 논란의 불똥이 이중국적 문제로 옮겨붙었다.
스위스 축구협회가 어렸을 때 이중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은 국가대표 선발에서 배제하자는 안을 꺼냈다. 스위스에서 자라면서 유럽 선진 축구의 혜택만 받고 성인이 되면 다른 나라를 위해 뛰는 선수들이 있다는 불만도 터뜨렸다.
스위스 축구협회 알렉스 미셔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일간 타게스안차이거 인터뷰에서 "몇 개 국적을 갖고 스위스팀으로 뛰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줄곧 했었다. 독수리 세리머니는 (국적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걸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국적자로서 스위스의 유소년 축구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어른이 되면 다른 나라를 위해 뛰는 상황을 우려한다고도 했다.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제르단 샤키리(27)와 그라니트 자카(26)는 지난달 23일 조별리그 세르비아 경기 때 각각 골을 넣고 손으로 쌍두독수리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했다. 두 사람은 알바니아인으로 코소보계 후손이다.
쌍두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에 있는 상징물이다. 세르비아와 대립하는 코소보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정치적 행위라는 논란이 불거졌지만 두 사람은 페어플레이 위반으로만 벌금 1만 스위스프랑(약 1천100만원)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세르비아와 대립하며 내전과 대규모 유혈, 학살 사태를 겪은 코소보는 2008년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아 독립국이 됐다. 세르비아는 아직도 코소보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미셔 사무총장은 "21세가 되면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다른 나라 국적을 택하는 선수들은 (어렸을 때) 스위스에서 이득만 취했다"며 "일찍 이중국적을 포기한 선수들에게만 그런 이익을 줘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명 선수 중에는 실제로 스위스에서 이중국적을 갖고 살다가 성인이 돼서 스위스 국적을 포기한 사례가 종종 있다.
독수리 세리머니의 주인공인 샤캬의 형 툴랑트 샤카는 스위스 국적을 포기하고 알바니아 국적을 택했다.
FC바르셀로나에서 뛰는 이반 라키티치도 스위스 국적 대신 크로아티아 국적을 택했고, 스위스 리그에서 뛰었던 프랑크 펠처는 베네수엘라 국적을 선택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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