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운명' 베렛-해커의 양보 없는 자존심 대결(종합)

입력 2018-07-08 22:06  

'엇갈린 운명' 베렛-해커의 양보 없는 자존심 대결(종합)
넥센 해커, 적으로 만난 친정 NC 상대로 5이닝 무실점
NC 베렛, 넥센에 6이닝 1실점…역전으로 패전 위기서 탈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엇갈린 운명' 넥센 히어로즈 에릭 해커(35)와 NC 다이노스 로건 베렛(28)이 팽팽한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해커와 베렛 모두 아쉬움을 조금씩 남겨 압도적인 승자가 나오지는 않았다.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경기에서 넥센은 해커를, NC는 베렛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두 투수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둘은 이미 서로 묘한 인연으로 얽혀 있었다.
해커는 2013년부터 5년간 NC에 몸담았다. 미국프로야구에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던 해커는 NC에서 기량을 끌어올려 2016년 다승왕(19승)에 오르는 등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NC는 '젊고 신선한' 마운드를 구축하겠다며 2017시즌 후 해커와 결별하고 베렛, 왕웨이중 등 새 외국인 투수를 맞이했다.
베렛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5월 13일까지 2승 5패로 부진하다가 2군으로 내려갔다. 해커를 그리워하는 팬들도 많아졌고 퇴출 위기에까지 몰렸다.
그러나 베렛은 구단의 감독 교체 틈을 타 지난달부터 다시 1군에 복귀, 6월 13일 시즌 3승째를 거두는 등 자존심 회복에 힘쓰고 있다.
갈 곳을 잃었던 해커는 미국에서 개인 훈련하는 모습을 개인 사회 관계망(SNS)에 꾸준히 올리는 등 한국 복귀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고, 지난달 넥센과 계약하면서 극적으로 꿈을 이뤘다.
하지만 실전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인지 지난 3일 넥센 데뷔전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4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해커와 베렛은 모두 '명예회복'을 위해 8일 맞대결에서 승리를 가져가야 했다.
해커는 NC에서 기피했던 '나흘 휴식 후 등판'도 마다치 않고 다시 마운드에 섰다. 베렛은 지난 3일 경기 중 타구에 맞는 부상을 극복하고 로테이션을 지켰다.
중반까지는 해커가 웃는 듯했다.
해커는 5이닝 동안 93구를 던지면서 4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1-0으로 앞서는 6회초 김동준에게 마운드를 넘기면서 시즌 첫 승리 기회를 잡았다.
베렛은 6이닝 동안 102개의 공으로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는 상황에서 내려왔지만, 투구 내용으로는 해커에 뒤지지 않았다. 10탈삼진은 베렛의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베렛은 동료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다.
7회초 1사 1, 3루에서 김찬형의 땅볼에 이원재가 득점하면서 1-1 동점을 이루고, 8회초에는 2사 만루에서 손시헌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한 것이다.
그나마 팀 승리에 웃은 투수는 베렛이었다.
베렛은 승리 후 "해커가 좋은 투수인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잘 던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이어 "하지만 나는 특별히 개의치 않았고 평소처럼 준비했다"며 "비록 승을 챙기지 못했지만, 모든 선수의 도움으로 팀이 승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 승리로 NC는 지난 3월 25일 LG 트윈스전 7-1 승리 이후 처음으로 일요일 승리를 거뒀다. 일요일 13연패를 끊어낸 것이다.
유영준 NC 감독대행은 "해커 선수가 예전의 좋은 모습으로 노련하게 우리 팀을 상대했다"며 옛 동료 해커를 예우했다.
유 감독대행은 "하지만 우리도 베렛 선수부터 이민호 선수까지 모든 투수가 잘해줬고 7회 승부를 뒤집으려 강공으로 공략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승리를 기뻐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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