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동굴에서 실종된 지 무려 16일 만에 햇빛을 보기 시작한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의 구조작업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 졸이게 했다.
사건은 지난 6월 23일 시작됐다. 치앙라이주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클럽에 소속된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이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 목적으로 탐 루엉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11∼16세인 선수들의 부모가 이날 밤 실종 신고했고, 탐 루엉 동굴 입구 근처에서 소년들의 자전거와 신발 등이 발견됐다.
또 다음 날 소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과 발자국이 발견되자 6월 25일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들이 잠수해 동굴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등 다국적 구조팀이 꾸려졌지만, 동굴 내부 수로의 거센 물살과 폭우 등으로 한때 수색이 중단되기도 했다.
다행히 비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지난달 30일부터 다이버들의 수색이 활발해졌고, 실종 열흘 만인 지난 2일 극적으로 실종자들이 모두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날 비상식량과 구급약이 공급됐고,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잠수 교육이 시작됐다.
이어 동굴 내부의 산소 부족 현상을 막기 위해 공기주입구가 설치됐고 지난 6일 이 작업을 하던 전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이 산소 부족으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구조 당국은 가용한 배수용 펌프를 모두 동원해 동굴에서 물을 어느 정도 밖으로 뺀 뒤 8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본격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소년들이 4개 구간의 동굴 내 '침수 구역'을 잠수해서 통과해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7일 밤에 이어 8일 밤에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되자 생존자들이 머무는 경사지까지 물이 차오를 것이라고 우려해 구조작업을 강행했다.
구조작업을 시작한 지 7시간 40분 만인 8일 오후 5시 40분께 몽꼰 분삐엠(14, 예명 마크)이 안전하게 동굴을 빠져나온 것을 시작으로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에서 소년들이 잇따라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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