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닷컴·AWS로 데이터 확보 + 점증하는 미디어 영향력'
"상품 검색, 구글보다 아마존 활용도 더 높아"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구글은 소비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페이스북은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다면, 아마존은 사람들이 무엇을 구매하는지를 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전자 상거래 시장의 독점력과 점증하는 미디어 산업의 존재감을 바탕으로 아마존의 광고 매출이 급팽창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선두주자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데이터를 이용해 광고 업계 사람들이 '퍼즐 조각'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패턴을 정확히 파악해 이를 광고에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지난 1분기 광고 매출은 20억달러(2조3천억원).
매출액만으로 보면 주요 사업부문인 아마존닷컴이나 AWS에 턱없이 못 미치는 미약한 규모지만 성장률은 139%로 어떤 사업부서보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디지털 광고시장 규모는 3천160억달러로 추산된다.
디지털 광고 분석 사이트인 e마케터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스냅챗, 버라이즌, AOL-야후의 광고 사업부문인 오쓰 등이 디지털 광고시장 점유율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관점에 따른 단기 인내 전략'으로 인해 갈수록 아마존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아마존닷컴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 단기적으로는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그 상품의 데이터와 시장 파워를 아마존에 제공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해당 회사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아마존 검색에 노출하기 위해 돈을 내는 광고주는 판매의 대가로 고객 데이터를 포기한다"면서 "그러나 아마존은 이를 통해 고객의 의도를 더 많이 파악하고 더 나은 덫을 제작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니카 피어 e 마케터 전무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마존은 미국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현재 5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년 후에는 오쓰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3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의 이점 가운데 하나는 상품 검색엔진 기능이다.
최근 한 소비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품 검색 시 이용자의 과반이 구글보다 아마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제품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의 상품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아마존 초이스', '베스트 셀러'라는 명칭의 검색 광고를 하고 있어 사실상 아마존의 선택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마존은 100개가 넘는 자체 브랜드를 소유하면서 이를 '아마존 베이식'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값싸게 판매하고 있다.
더욱이 1억 명의 강력한 유료 고객과 결합한 '아마존 프라임', TV, 아마존 자체 영화 데이터베이스인 IMDB 닷컴, 아마존 파이어 태블릿, 킨들 등의 미디어는 아마존 광고 판매의 강력한 도구들이다.
또 아마존이 소유한 소셜 게임 플랫폼 '트위치'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는 분기당 평균 100만 명을 넘어선다. 이는 광고주들이 가장 탐내면서도 접근하기 어려운 젊은 남성 대상 광고를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고 FT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알렉사'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상품을 파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
광고 잡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의 편집장인 브라이언 브레이커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앞으로 모든 데이터를 가진 아마존의 규칙에 따라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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