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농구 방북 당시 남북 농구 교류 아이디어 교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이병완(64)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임 총재는 "북한 선수들이 남한 농구팀에 합류하는 것이 먼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신임 총재는 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북 농구 교류 활성화를 임기 중 역점을 둘 과제 가운데 하나로 거론했다.
최근 남북통일 농구 방북단의 일원으로 평양에 다녀온 이 총재는 "그동안 스포츠가 남북 분단 해소하는 데 첨단에 섰고, 그중에서도 오작교 역할을 해온 게 농구였다"며 남북 스포츠 교류의 선두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 총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의 남북 단일팀뿐만 아니라 존스컵이나 아시안컵에서도 교류의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양에서 스포츠 관계인들과 저녁을 할 기회가 두 번 있었는데 아이디어 차원에서 공감하는 것들이 있었다"며 "여자 프로농구 6개 팀이 있는데 평양팀이나 함흥팀을 만들어 남북 리그로 하면 남북 모두에서 농구 열기를 불러오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북한 선수들이 남한 농구팀에 합류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며 "조급증 가질 필요는 없지만 관계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지면 결코 상상에 머무는 게 아니라 상당히 가능한 방법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었다"며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자 프로농구 제7 구단, 8 구단 만들어지는 것보다 더 가능성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8대 총재로 취임한 이 신임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남북 교류 활성화와 더불어 구단 운영 정상화와 여자농구 영광 재현도 과제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빛나는 역사를 지닌 여자농구지만 팬이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며 "농구인들과 합심해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도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WKBL이 위탁 운영 중인 KDB생명 농구단의 새 주인을 찾는 것에 대해선 "여자농구에 관심과 이해, 열정을 가진 구단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다른 구단과의 형평성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대통령 비서실장(2005∼2007)과 노무현재단 이사장(2012∼2014)을 지낸 이 총재는 구단주들의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총재직을 수락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생소한 분야지만 지금까지 제 이력을 보면 항상 어려운 시기에 여러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며 "오히려 새로운 시선으로 해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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