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경북대병원 등 환자 65명 조사, 우울·불안증세도 악화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경북 경주와 포항에서 발생한 큰 지진이 어지러움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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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이비인후센터 유명훈 교수는 '경주, 포항 지진의 사례로 분석한 지진 후 어지럼의 실태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유 교수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칠곡경북대병원과 경주동국대병원, 포항성모병원을 찾은 지진경험 환자 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진으로 처음 어지럼을 경험하거나, 지진으로 어지럼이 악화했다는 환자가 각각 5명(7.7%)으로 조사됐다.
또 지진으로 우울함이나 불안증세가 생긴 사람은 9명(13.8%), 지진으로 이전 증세가 악화한 사람은 10명(15.4%)이었다.
우울·불안 증세가 심한 10명 중 절반은 지진으로 어지럼을 겪거나 악화했고 일부는 여진에도 어지럼을 느끼기도 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이 의심되는 환자 11명(16.9%) 가운데 지진으로 어지럼을 보인 사람은 6명이었다. PTSD를 앓는 사람은 지진으로 어지럼이 생기거나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견이다.
유 교수는 큰 규모 지진이 인체 평형기능에 영향을 미쳐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열린 제35차 대한평형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유 교수는 "일본에서 지진으로 어지럼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보고가 있어 국내 지진에서도 그런 환자를 조사했다"며 "지진 후 어지럼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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