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대원에게 500달러 줬다"…터키 정부는 반발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한 터키 여성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 혐의로 이스라엘 법정에 서게 됐다.
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8일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터키 여성 에브루 오즈칸(27)을 기소했다.
오즈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을 여행하면서 하마스 대원에게 500달러를 주고 하마스 지원금을 마련하려고 향수, 휴대전화 충전기 등을 이스라엘에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즈칸은 지난달 11일 터키에 돌아가려고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갔을 때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됐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신베트는 오즈칸의 혐의에 대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즈칸은 이스라엘군의 기소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즈칸은 변호사를 통해 터키 이스탄불에 사는 친구로부터 팔레스타인 친척에게 돈을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자신이 돈을 건넨 사람이 하마스 대원인지 몰랐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도 반발하고 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터키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당국의 오즈칸 체포에 대해 "무자비한 박해를 중단하라"며 "우리는 보복할 것이다. 이스라엘이 비인간적인 정책을 멈출 때 우리 관계가 정상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터키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문제를 둘러싸고 크게 대립해왔다.
지난 5월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가자지구 시위대 수십명이 이스라엘군에 피살되자 터키 외교부는 항의의 표시로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에게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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