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노력 물거품' 한국 민주주의 전당, 광주 유치 사실상 무산

입력 2018-07-10 09:59  

'10년 노력 물거품' 한국 민주주의 전당, 광주 유치 사실상 무산
광주유치 비대위, '서울 남영동 건립' 정부 계획안 수용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시가 10년 넘게 추진해왔던 '한국 민주주의 전당'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
최근 정부가 민주주의 전당 건립 부지로 과거 경찰청 대공분실이 있던 서울 용산구 남영동으로 가닥을 잡은 데 대해 광주시도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민주주의 전당 광주 유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민주주의 전당 광주 유치 경과보고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다.
2016년 2월 꾸려진 비대위는 담당 공무원을 비롯해 5·18 유족, 시민사회 단체 대표 등 모두 41명으로 구성됐다.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10 항쟁 기념식에서 발표한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기념관(민주주의 전당) 건립 계획을 존중하기로 했다.
김근태 의장이 고문당하고 박종철 열사가 희생된 남영동 대공분실은 그동안 보안분실로 사용되다가 2005년 10월 경찰청 인권센터로 바뀐 곳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민주주의 전당' 유치가 무산될 경우 옛 광주교도소 자리에 추진 중인 '민주인권기념파크'에 민주주의 전당의 콘텐츠를 포함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기본계획 재수립 중인 민주인권기념파크 조성사업에 민주주의 전당의 기능을 반영하자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광주에 민주인권과 문화를 두 축으로 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로 했다.
광주의 5월과 민주인권이 균형 발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민주재단 설립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광주시는 이달 안으로 비대위 전체회의를 열어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민주주의 전당' 유치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주의 전당 건립 사업은 11만5천㎡의 부지에 1천400억원을 들여 민주화운동의 역사 자료관, 상설 전시관, 교육센터, 연구소 등을 갖춘 것으로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2001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이 제정되고 이듬해 기념사업회가 구성되면서 본격 추진됐고, 2007년 광주에 유치위원회가 구성된 데 이어 마산(창원)에도 유치위가 구성돼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그러다 2013년 11월 '역사적 상징성과 민주도시로서 정체성을 가진 서울·광주·마산(창원)에 삼각 축으로 민주주의 전당을 건립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3개 도시 간 체결됐다.
하지만 2015년 12월 기념사업회 이사회가 '정부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협약 무효화를 결정하면서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됐다.
한편 광주시가 추진 중인 민주인권기념파크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 10만6천771㎡에 1천145억원을 들여 인권교육훈련센터, 인권평화교류센터, 김대중대학원, 인권평화기념공원, 인권 유스호스텔 등을 짓는 내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조만간 열릴 비대위 전체회의의 안을 마련했을 뿐 민주주의 전당 유치를 정식으로 철회한 것은 아니다"며 "이달 안으로 비대위 전체회의를 열어 민주주의 전당 유치 관련 입장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j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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