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류샤오보 부인 기만…출국허용 약속 수차례 펑크"

입력 2018-07-10 12:26   수정 2018-07-10 15:24

"中당국, 류샤오보 부인 기만…출국허용 약속 수차례 펑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해 7월 13일 간암으로 별세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의 출국을 놓고 중국 당국이 기만을 계속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독일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작가 랴오이우(廖亦武)는 지난 6일 류샤와 통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류샤는 지난해 류샤오보의 사망 후 외국으로 이주하길 원했으나, 남편의 장례식 직후 중국 당국에 의해 윈난(雲南) 성 다리(大理) 시로 강제 여행을 가면서 외부와 40여 일간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베이징의 자택으로 돌아왔으나, 정부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해 외출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극심한 슬픔에 빠져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최근에는 몸이 안 좋아 수술까지 받았다.
랴오이우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국 내 인권 문제에 관심이 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5월 말 중국을 방문했을 때 류샤에게 베이징 자택을 떠나 외지에 나가 있을 것을 종용했다.
류샤가 이를 한사코 거부하자 중국 당국은 이달 말이나 8월 초 중국을 떠나 외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류샤의 지인들은 이 같은 약속이 류샤의 가택연금을 연장하기 위한 기만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올해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중대한 정치적 행사가 있을 때마다 류샤의 출국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치적 행사가 지나고 나면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는 듯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랴오이우는 류샤의 출국을 촉구하는 외국의 압력이 중요하다면서 "들은 바로는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 등에게 류샤에 대해 언급했으며, 영국, 프랑스 등도 류샤의 출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콩 인권단체는 오는 13일 류샤오보의 기일을 맞아 홍콩 도심에서 추모 집회와 행진을 하면서 류샤의 출국 허용을 중국 정부에 촉구할 방침이다.
류샤 문제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 온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타 뮐러도 13일 추모회를 열고 "너는 말하라, 너는 말하라, 너는 진실을 말하라"는 시구로 유명한 류샤의 시를 낭독할 예정이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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