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러시아 대형 트롤어선 2척이 강원 속초항에서 통발어선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속초지역 게통발 어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선박이 러시아 수역에서 붉은대게를 잡아 한국에 수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10일 강원붉은대게통발선주협회에 따르면 293t급 러시아 트롤어선 2척이 지난달부터 속초항에서 개통발 어선으로 선박을 개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민들은 이들 선박이 러시아 수역에서 붉은대게를 잡아 한국으로 수출하려고 선박개조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에서 큰 인기가 없는 붉은대게가 우리나라에서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어민들은 러시아 붉은대게 수입이 현실화될 때를 대비한 대책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어민들은 러시아 붉은대게가 수입되면 우리 어민들이 받을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붉은대게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속초지역 어민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어민들은 우리나라보다 세력이 큰 러시아 어선들이 붉은대게 조업에 나서면 '다윗과 골리앗'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현행 수산업법시행령에서는 근해 통발어선의 척당 선복량(적재능력)을 10∼90t 미만으로 정해놓고 있어 현재 선박개조 작업을 진행 중인 293t급 러시아 어선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속초지역 전체 게통발어선(15척)의 총량 926t과 비교해서도 러시아 어선 2척이 차지하는 586t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 러시아 어선이 러시아 수역에서 많은 양의 붉은대게를 잡아 국내로 수출할 경우 게통발 어민과 관련 업계의 타격이 예상된다.
또 러시아 어선들이 조업할 어장도 우리 어선들이 조업하는 곳과 가까울 수밖에 없어 이로 인한 어획량 감소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속초지역 게통발 어민들은 최근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양수 의원을 만나 우려 상황을 전달하고 붉은대게 수입금지 품목지정, 수입량 조정 등 국회와 정부 차원의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다.
김재기 강원붉은대게통발선주협회장은 "러시아 붉은대게가 국내에 들어올 경우 국내 어민은 물론 관련 업계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양수 의원은 "러시아 붉은대게가 수입될 때를 대비한 대책 마련을 해수부와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에 요구한 상태"라며 "어민들과 관련 업계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om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