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두 번 훑은 드루킹 '산채'서 휴대전화 21개 추가 발견

입력 2018-07-10 17:28   수정 2018-07-10 17:30

경찰이 두 번 훑은 드루킹 '산채'서 휴대전화 21개 추가 발견

특검팀 현장조사서 유심칩도 다수 확보…경찰 부실수사 논란 재연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강애란 기자 =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0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일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이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와 유심칩 등을 다수 발견했다.
일명 '산채'라고도 불리는 느릅나무 출판사는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댓글조작 범행 장소로 지목된 곳이다.
앞서 경찰이 이곳을 2차례 압수수색한 만큼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10일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10분 동안 느릅나무 출판사에 수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건물 1층에 쌓아둔 쓰레기 더미에서 휴대전화 21개와 다수의 유심칩을 발견해 수거·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날 특검팀이 확보한 휴대전화는 전면 스크린 스마트폰과 구형 폴더폰 등이 섞여 있다. 쓰레기더미에서는 휴대전화 배터리와 충전기 등도 함께 나왔다.
드루킹 일당은 출판사를 근거지로 삼아 댓글조작 자동작성 시스템인 '킹크랩'을 운용했다. 킹크랩은 휴대전화와 연동한다는 점에서 이날 특검팀이 확보한 다수의 휴대전화는 적어도 일부가 킹크랩 작동에 동원된 게 아니냐는 추정을 낳는다.
킹크랩은 이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사이트에 뉴스 기사와 댓글 등을 입력하면 이와 연결된 휴대전화로 명령이 전송된다. 이어 휴대전화가 자동으로 네이버에서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하면서 해당 댓글에 공감과 비공감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경공모 회원들은 이때 사용되는 휴대전화를 '잠수함', 댓글 조작에 사용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탄두'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출판사에서 발견된 휴대전화가 범행 도구로 사용된 게 맞는다면, 쓰레기더미 안에 증거물이 무방비로 방치돼 있었다는 점에서 앞선 경찰의 압수수색이 부실한 게 아니었느냐는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3월 21일 출판사를 압수수색하고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을 체포했다. 4월 22일에도 다시 출판사를 찾아 건물 안팎 폐쇄회로(CC)TV 영상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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