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북중 관리 회동…국제문제 협력 강화 합의
창춘 문화산업박람회에 북한 참가…경제·문화 교류 확대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북미 비핵화 협상과 겹치며 복잡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우려에도 북한과 밀착을 가속해 향후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최근 난관에 봉착한 북미협상을 두고 중국이 북한을 미중 무역전쟁의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중국은 북중관계 강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과시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11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장청강(張承剛) 주북한 주중대사 임시대행은 최근 평양에서 김명철 북한 외무성 조약국장과 이길호 영사국장을 만나 협력확대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세 차례 북중 정상회담에 따른 관광 등 양국민 교류 확대와 국제무대 공동대응, 양국관계 강화 방안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임시대행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을 바로 앞둔 지난달 14일에는 김창민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 국장과 만나 북중간 국제무대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 방중 직후인 지난달 22일에는 중국 창춘(長春)에서 열린 대규모의 동북아문화산업 박람회에 북한이 참가하는 등 중국내 경제 및 문화 협력에서도 북중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중국과의 접촉에서 중국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중국 또한 러시아를 함께 유엔 무대에서 대북 제재 완화와 경제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북중 밀착으로 유엔 대북제재 공조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세짐에 따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 합의 이행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19~20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난 뒤 비핵화 이행을 놓고 북한과 미국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이 시점이 공교롭게도 미중 무역전쟁과 겹치면서 중국이 북한을 대미협상 카드로 쓰고 있다는 '중국 배후설'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더구나 미국이 11일(현지시간)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까지 예고한 상황이라 벼랑 끝에 몰린 중국으로서는 밀착된 북중관계로 북미 비핵화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내에서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북미협상을 지연시킬 경우 경제 재건과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을 올해 최대 성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미중 무역전쟁이 더욱 고조될 올해 9~10월 북한을 답방해 북중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한반도 문제와 미중 갈등의 타개책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북한 문제와 미중 무역전쟁이 연관이 없다고 중국은 부인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의 경우 교묘한 시점마다 중국의 입김이 작용한 듯한 정황이 있어 북한 비핵화와 무역전쟁이 겹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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