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일괄구제' 방침 밝히자 삼성생명 "이달 하순 의사결정"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일괄구제'가 추진되는 즉시연금 미지급금이 최대 16만명,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032830]은 이달 하순께 열리는 이사회에서 즉시연금 미지급금의 일괄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금융감독원에 알렸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는 5만5천명에 4천300억원이다.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 등 '빅3'를 비롯해 생명보험 업계 전체로는 16만명에 8천억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규모가 이 정도이고, 추가 파악하면 1조원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삼성생명을 대상으로 제기된 민원을 심사한 결과 분조위는 만장일치로 민원인의 손을 들어줬다.
매월 연금을 받다가 만기 때 원금을 모두 돌려받는 만기환급형 즉시연금과 관련, 삼성생명이 약관상 주게 돼 있는 연금과 이자를 덜 줬다는 것이었고, 삼성생명도 조정 결과를 수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조위의 조정 결과를 민원인과 금융회사가 모두 수용했으니 법원 확정판결 효력을 가진다"며 "일괄구제도 조속히 이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AIA생명, 처브라이프, 신한생명 등 일부 중소형 생보사는 금감원의 일괄구제 방침에 따라 미지급금을 주겠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지난해 분조위의 조정 결정 이후로도 일괄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왔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이에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9일 '금융감독 혁신 과제'를 발표하면서 즉시연금 미지급금에 대해 일괄구제 방침을 밝히고 "분조위 결정 취지에 위배되는 부당한 보험금 미지급 사례 등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에 대해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이번이 마지막 경고"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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