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시티서 FTA 협상 시작…"파나마, 中 중남미 교역관문 희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는 파나마가 '중국의 중남미 관문' 자리를 노린다.
중국과 파나마는 지난 9일부터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고 AP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의 회담은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중국과 파나마가 FTA 협상을 개시한 것은 두 나라가 국교를 수립한 지 1년 1개월 만이다.
대만의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파나마는 작년 6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파나마는 중국과의 FTA 체결을 통해 중국의 중남미 투자 및 교역 관문으로 도약하기를 원하고 있다.
아우구스토 아로세메나 파나마 통상 장관은 중국의 중남미 투자 및 수출 거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파나마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무역 교통로인 파나마운하를 보유하고 있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파나마운하의 물동량을 많은 국가이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해 6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하면서 과거 수십 년 동안 파나마운하의 통제권을 갖고 있던 미국과의 관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도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이런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그는 대만과의 단교를 '수표책 외교'(chequebook diplomacy)로 비판하는 일각의 시각을 반박하기도 했다. 수표책 외교는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통해 국익을 관철하는 외교전략을 의미한다.
하지만 파나마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데는 중국의 수표책 외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은 독립파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군사, 외교 등 다방면에 걸쳐 대만에 대한 강경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는 중국은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위해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 집권 이후 2년여 동안 아프리카 섬나라 상투메 프린시페, 중남미의 파나마와 도미니카 등 3개국이 대만과 단교했다.
중국은 대만의 외교적 고립으로 차이 주석의 정치적 기반이 약화하고 반대로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에 대한 대만 유권자들의 지지가 확대되는 상황을 원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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