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두고 차기 지도부상 공개 논의…"대선 이후 민주당 안 보여"
우상호 "모두발언만 하는 지도부"…'문재인정부' 아니라 '민주당정부' 규정부터
강훈식 "경제 살리려면 악마와도 손잡을 만큼 용감해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개혁 성향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가 1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8·25 전당대회 의미와 과제' 토론회에서는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소신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토론회는 더좋은미래 책임간사인 유은혜 의원의 사회로 초선·재선·3선 의원 3명이 차례로 차기 지도부에 바라는 점을 발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초선의 강훈식 의원은 "진보개혁정당으로서 당의 선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실력 있고 매력 있는 미래세대를 발굴해 조직을 역동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을 만큼 용감해야 한다"며 "4년 뒤 야당이 발목 잡아서 아무것도 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면 협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선의 남인순 의원은 "중앙당과 지역위원회에 한반도평화와번영위원회를 만들어 교육과 실천을 병행하고, 민생경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최고위 산하에 젠더폭력상담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인재영입위원회도 상설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3선의 우상호 의원은 "지금 지도부는 '모두발언 지도부'다. 모두발언만 하고 일을 안한다"며 "전당대회 이후에는 공통의 과제를 설정하고 함께 뛰는 의원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여당 내 이견이 나오면 안 된다는 고려 때문에 당이 지나치게 경직됐고, 당대표 1인 독주가 이어졌다"며 "새 지도부는 논의와 실천을 활발히 하고 반드시 성과를 내는 활력 있는 지도부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도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 젊고 역동적인 조직 문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원혜영 의원은 "그동안 당정협의는 정부와 청와대가 주도하고 당은 받아주는 정도였다"며 "이제는 당이 의제를 제안하고 요구하고 우리 뜻을 밝히는 경로로서 당정협의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병훈 의원도 "대선 이후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정부'라고 했는데도 당에서 계속 '문재인 정부'라고 한다"며 "그것부터 새롭게 규정해줄 분들이 당대표, 지도부가 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원내 지도부에 속한 신동근 의원은 "지방선거 압승은 문 대통령의 승리였다. 앞으로 계속 청와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며 "건강한 당청 관계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차기 지도부의 과제다"고 말했다.
기동민 의원은 "젊고 역동적인 사람이 전당대회에 포진하면 좋겠다"며 "50대가 중심을 잡으면 좋겠지만, 그럴 능력이 안 되면 40대에 넘겨주는 것도 방법이다. 10년을 통째로 건너뛸 수도 있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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