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희와김루트 "앨범에 영혼을 싹싹 갈아넣었죠"

입력 2018-07-11 18:03  

신현희와김루트 "앨범에 영혼을 싹싹 갈아넣었죠"
"20대 초반 '오빠야' 감성 반복은 안 돼…성장에 중점"
미니 2집 '더 컬러 오브 신루트' 발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영혼을 믹서기로 싹싹 갈아 넣었다 할 만큼 모든 걸 넣은 앨범이에요."
아이돌 댄스 음악이 주름잡은 7월 가요 시장에 색다른 팀이 도전장을 냈다. 노래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주인공은 바로 '기똥찬 오리엔탈 명랑 어쿠스틱 듀오', 신현희와김루트다.
신현희와김루트는 1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두 번째 미니앨범 '더 컬러 오브 신루트'(The color of SEENROOT)를 공개했다.
대구 출신인 신현희(25)와 경북 칠곡 출신인 김루트(본명 김근호·27)는 깜찍한 경북 사투리로 쇼케이스 내내 공연장에 발랄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들은 지난 1∼2년간 천지개벽할 변화를 겪었다. 2015년 2월 발표한 '오빠야'가 약 2년 만에 인기 BJ 꽃님과 감스트에 의해 재조명되며 음원차트에 진입한 것.
지난해 1월에는 각종 차트 1위를 휩쓸며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원래 소속사 디오션이 멜론을 운영하는 음악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M)의 인디레이블 '문화인'으로 흡수되며 경제적 안정도 찾았다.



신현희는 히트곡 '오빠야'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면서 "이런 카메라 플래시는 처음 받아봐서 신기하다. 서울에 올라온 뒤 처음으로 부모님께 용돈도 드릴 수 있었다"며 "그래도 인디밴드로 시작했다는 정체성은 버리고 싶지 않고, 음악에 대한 열정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루트는 "예전에는 800원짜리 사발면 먹는 것도 고민했는데, 이제는 더 비싼 참깨라면을 사 먹는다"고 수줍게 말했다.
'오빠야'의 히트 이후 성공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내저었다.
신현희는 "'오빠야'도 잘 되자고 만든 곡은 아닌데 어쩌다 잘 됐다. 덕분에 지난 1년을 정말 행복하게 보냈다"며 "하지만 그 곡을 만들 땐 20대 초반이었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 2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초창기 때 귀여운 척을 지금도 할 순 없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금에 어울리는 곡을 썼다"고 말했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알콩달콩', '바람'(I WISH), '난 짜장 넌 짬뽕', '나쁜여자 프로젝트'까지 총 5곡이 담겼다.
신현희가 작사·작곡·편곡을 도맡은 '파라다이스'는 지루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은 곡이다. 신현희의 독특한 발음과 힘 있는 보컬이 트로피컬 사운드를 배경으로 생생하게 살아난다. 팀의 정체성인 어쿠스틱 사운드보다 요즘 인기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진하게 느껴진다.
신현희는 "우리는 하얀색 같은 밴드다. 어떤 색을 입히느냐에 따라 기가 막히게 우리만의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다"며 "어쿠스틱 듀오니까 무조건 어쿠스틱 음악만 하겠다고 말씀드린 적은 없다. '파라다이스'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많은 분이 사랑해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곡 작업의 영감을 어디서 찾느냐는 질문에는 '일상'이라고 답했다.
신현희는 "왜 사랑과 이별 노래를 안 쓰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2014년 데뷔곡 '캡송' 때부터 소소한 경험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을 노래해왔다"며 "반주를 먼저 만든 뒤 거기에 어울리는 가사를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신곡 '파라다이스'가 음원차트 1위에 오른다면 출발점이던 홍대로 돌아가 게릴라 콘서트를 열고 싶다고 했다. 음악적 고향으로 금의환향하겠다는 것이다.
신현희와 김루트는 팬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저희는 서울로 올라와서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만큼 음악 하는 게 즐겁고 행복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우리 노래를 많이 응원해주세요."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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