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상대하는 팀의 배터리는 1, 3루 상황에 몰리면 극도로 긴장한다.
1루 주자가 2루로 과감하게 뛰고, 3루 주자는 상대 움직임에 따라 홈까지 파고든다.
한용덕(53) 한화 감독은 "연속 안타로 점수를 내기 어렵기도 하고, 병살을 방지하려면 1루 주자가 2루에 가는 게 유리하다"며 "많이 훈련했고, 지금까지는 잘 통했다"고 말했다.
한화가 자주 1, 3루에서 이중 도루를 시도하면서 상대도 대처하기 시작했다.
10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 4회말 1사 1, 3루에서 강경학이 삼진을 당했고, 1루 주자 김태균이 2루를 향해 뛰었다.
넥센 포수 주효상은 2루가 아닌 3루로 송구했고 3루 주자 이성열이 런다운에 걸려 횡사했다. 김태균과 이성열은 발이 느린 타자다.
한용덕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모든 주자에게 1, 3루 상황에서 도루 사인을 내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이런 실패 사례도 있지만 한화는 1, 3루에서 적극적인 주루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시즌 초에는 상대 포수가 주저하지 않고 2루에 송구하다가 3루 주자에게 득점을 허용하는 장면도 많았다.
이런 장면이 반복되면서 상대 포수는 1, 3루 상황에서 1루 주자가 움직이면 2루 송구를 포기하고 3루 주자만 견제한다. 한화는 손쉽게 2, 3루 기회를 이어간다.
한용덕 감독은 "지금까지는 효과를 봤다"고 했다.
한화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도루를 시도(116번)했고, 78번 성공해 이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린다. 도루 성공률은 67.2%로 8위지만 '한화는 적극적으로 뛰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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