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독일 보호위해 많은 돈 쓰는데, 독일은 러에 많은 돈 지급"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과 북미 지역 안보를 맡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노력으로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났지만,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며 증액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국방비 지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미국의 안보 제공에 의존하면서 도리어 러시아와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체결,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제공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나토의 다른 회원국이 나토를 돕기 위해 400억 달러를 더 냈지만 충분하지 않다"면서 "미국은 훨씬 더 많은 돈을 쓰지만 다른 나라는 충분히 지불하지 않는다. 특히 몇몇 나라가 그렇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지난 수십 년간 지속했다. 이는 부적절하고 미국 납세자에게 공정하지 않은 일로, 우리는 이를 공정하게 하려고 한다"며 나토 회원국이 국방비를 증액해 나토의 방위비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의 조찬 회동에서 공개적으로 독일을 강력히 성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천연가스 수입을 위해 러시아와 체결한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지목하며 "독일은 러시아에서 아주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어서 러시아에 포로로 잡혔다"고 운을 뗐다.
또 그는 "우리는 독일 국민을 보호하려고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는데, 독일 국민은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한다. 독일은 총체적으로 러시아에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았고 미국의 안보 능력에 무임승차하면서 미국과 무역에서 막대한 이득을 얻는다고 비판했다.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나토가 2014년 합의한 '국내총생산(GDP)의 2%'에 크게 못 미치는 1.24%지만,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3.5%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나토 회원국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하며 "부적절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토 측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강행 이후 조성된 미국과 유럽 간 무역 분쟁,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등을 둘러싼 외교적 분쟁에도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노골화하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적어도 안보문제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단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으나 오히려 갈등만 증폭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회동할 예정이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는 16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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