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요구 수용하면 1만여㎡ 훼손 불가피…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시가 신축 아파트 공사장 인근 고압 송전선의 지중화를 요구하는 지역민의 민원에 난감해 하고 있다.
이미 허가가 나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인 데다 민원을 수용하면 대규모 공원 부지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북구 연제동 A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해 인접한 B아파트 주민들이 송전선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다.
A아파트는 건설 예정용지 위로 지나는 송전탑을 땅속으로 묻는 지중화 조건으로 지난해 광주시로부터 주택건설 사업계획을 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논란은 착공 뒤 A아파트와 인접한 B아파트 주민들이 조망권 침해와 전자파 우려 등을 주장하며 송전선 지중화 연장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송전선과 150m가량 떨어진 B아파트 주민들은 A아파트 부지 밑에서 끝나는 지중화 송전선을 그대로 인근 산 정상까지 땅밑으로 연장할 것을 주장했다.
문제는 주민 요구를 수용하면 지중화에 따른 추가 비용은 차지하더라도 인근 중외 근린공원의 훼손이 불가피한 점이다.
광주시가 사전에 예측 조사를 해본 결과 공원 산림 훼손 면적이 무려 1만여㎡에 달했다.
이 공원은 현재 건설 중이거나 부근 아파트 주민의 쉼터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보존의 필요성이 적지 않다.
특히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로 편입돼 사실상 보전해야 할 곳이기도 해 시의 입장이 더욱 난감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최근 송전선 지중화 연장은 공원조성계획을 근본적으로 바꾸거나 특례사업 자체 변경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면서도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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