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뇌 특정 신경세포의 흥분 때문"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폐경 전후 여성의 약 3분의 2에서 나타나는 갱년기 장애의 하나인 안면홍조가 뇌 특정 신경세포의 흥분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면홍조는 얼굴이 붉어지면서 화끈거리는 증상으로 한 번 시작되면 짧게는 몇 초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계속되며 잦으면 하루에 20번까지 발생한다.
워싱턴대학 의대의 스테파니 파딜라 신경과학 교수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Kiss1이라는 신경세포의 활성화가 안면홍조의 주범일 수 있다는 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쥐를 대상으로 이 신경세포를 자극한 결과 피부 온도가 올라가고 뒤이어 심부 온도(body core temperature)가 상승했다고 파딜라 교수는 밝혔다.
이러한 효과는 난소를 제거해 성호르몬을 고갈시킨 암쥐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신경세포는 사람에게도 있으며 폐경 때 감소하는 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등 쥐의 경우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 이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신경세포는 열, 매운 음식 또는 고도 변화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도 활성화하는 것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이 신경세포에 들어있는 단백질인 뉴로키닌B(NkB)를 차단하는 약이 안면홍조에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안면홍조 치료에는 합성 에스트로겐을 공급하는 호르몬 대체요법(HRT)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HRT는 유방암, 뇌졸중 위험 같은 부작용이 있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최신호(7월 10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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