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때 백악관 관리 "트럼프, '전략적 不인내'로 궁지"

입력 2018-07-12 17:20   수정 2018-07-12 17:24

오바마 때 백악관 관리 "트럼프, '전략적 不인내'로 궁지"

콜린 칼 前부통령 안보보좌관…'전략적 인내' 당위성 강조
"北위협 다루는 일 길고 힘들어…전략적 불인내가 상황 더 어렵게 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고위 안보관료가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전략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안보보좌관으로 근무한 콜린 칼은 11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지인 포린폴리시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에서 일했던 경험을 근거로 판단할 때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쉬울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힌 적이 없다"면서 "냉전 이후의 어떤 행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위협을 다루는 것은 항상 길고 아주 힘든 일이 요구됐다"며 "북한 공격을 막을 미국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과도적 위험요소들을 관리하기 위해 지역동맹을 강화하는 동안, 끝도 없이 계속되는 양자 및 다자 협상, 협상에 의한 동결,신뢰 조성 단계를 통해 평양의 프로그램들을 점진적으로 되돌리는 합의들을 이루는것이 그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칼 전 보좌관은 그러면서 "이것이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통해 의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견지해온 '전략적 인내'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칼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에 대해서는 "시간이 무르익기 전에, 그리고 충분한 준비 과정이 완료되기 전에 정상회담 개최에 동의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불인내'(strategic impatience)는 이미 어려운 임무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뜻을 공개적으로 말해왔지만, 두 정상이 실제로는 뜻을 같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칼 전 보좌관은 많은 북한 전문가가 경고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할 때 최소 두 가지를 오해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와 외교적 고립 그리고 군사적 위협을 통한 최대 압박 작전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하여금 그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준비를 하게 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몰아넣었다고 믿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핵 개발이라는 골라인(nuclear goal line)을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실제로는 유리한 입장에서 정상회담에 임했다고 칼 전 보좌관은 설명했다.
두 번째 오해는 자신의 개인적 카리스마와 기술을 사용해 젊은 김 위원장이 통 큰 양보를 하도록 매혹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랑거리고 그를 조종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결국 상대방을 잘못 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속은 것이라고 칼 전 보좌관은 평가했다.
칼 전 보좌관은 북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다시 '리틀 로켓맨' 같은 조롱이나 '화염과 분노' 같은 위협을 하는 것 외에는 '플랜 B'가 없어 보인다며, 지금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몰아넣은 위험한 궁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를 알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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