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김종성 교수 '그분들이 가신 길' 발표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7/12/AKR20180712150200063_03_i.jpg)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 현직 의사가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의 가사를 바탕으로 노래를 만들어 발표했다.
12일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가정의학과 김종성 교수는 최근 '그분들이 가신 길'(The way they've gone)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작곡했다.
'스승이 남긴 학업을 후대가 이어가야 한다'는 내용으로 퇴계 선생이 지은 '육곡지이:기삼'(六曲之二:其三)을 가사로 차용했다.
육곡지이는 전체 12개 작품으로 이뤄진 도산십이곡 중 후반부(7∼12곡)를 일컫는다.
지금으로부터 453년 전인 1565년에 지었다.
고어로 돼 있는 원문은 현대어(1절)로 바꿔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쉽게 했다. 원문(2절)도 가사로 수록했다.
'옛사람도 날 못 보고, 나도 옛사람 뵙지 못해'로 시작하는 현대어 가사는 '옛사람 뵙지 못해도 가시던 길 앞에 있네, 가시던 길 앞에 있으니 아니 가고 어쩌겠나'로 이어진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7/12/AKR20180712150200063_02_i.jpg)
4분의 3박자에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멜로디와 연주 코드를 썼다.
조용한 묵상용과 합창용 등 버전도 다양하게 내놨다.
김 교수는 "히포크라테스 철학과 성리학을 융합한 책을 저술하던 중 자신의 가사로 노래를 만들길 원했다는 퇴계의 주문을 접하게 됐다"며 "젊은이들이 쉽게 부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노랫말은 영어로도 번역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이 노래는 지난 5월 경북 안동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에서 열린 도산서원 참공부 모임에서 처음 공개했다.
당시 퇴계 16대 종손인 이근필 씨는 "김 교수의 노래를 통해 퇴계 선생의 소망을 풀게 돼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오는 8월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밴드 동아리 코머스 정기 연주회를 통해 록 버전으로도 발표할 예정이다.
김종성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퇴계와 율곡 선생을 지갑 속에 소중히 모시며 삶의 큰 스승님으로 여긴다"며 "스승들이 지극정성으로 걸어가신 그 길을 뒤따르겠다는 마음가짐을 퇴계는 이 가사를 통해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