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감리 요구 마뜩잖은 금감원 "삼바건 검토해 결정"(종합)

입력 2018-07-13 11:56   수정 2018-07-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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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감리 요구 마뜩잖은 금감원 "삼바건 검토해 결정"(종합)

'공시 누락 고의' 증선위 판단엔 "결정 존중"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금융감독원이 13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감리 관련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변경 판단과 관련한 증선위의 재감리 요청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증선위가 금감원 감리조치안을 심의한 뒤 재감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여서 금감원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이날 입장 공지를 통해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와 관련해 지난 6월부터 두 달에 걸쳐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심사숙고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고의로 판단된 위반사항에 대해 신속히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공해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선위의 재감리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금감원이 증선위 재감리 요청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선뜻 밝히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어제 증선위에 실무진만 들어갔다. 증선위가 재감리를 요청한 것은 첫 사례로 요청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이런 요청이 있으면 감리라는 게 절차가 몇 가지 있다"고만 설명했다.
일단 증선위가 재감리 요청의 근거로 내세운 법령과 규정을 따져볼 것으로 알려졌다.

<YNAPHOTO path='AKR20180713035951008_01_i.jpg' id='AKR20180713035951008_0101' title='증선위, 삼성바이오 공시누락 '고의' 판단' caption='(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열고 담당 임원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및 검찰 고발 등을 의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8.7.12'/>

금감원은 증선위가 핵심 지적사항에 대한 '판단 보류' 결정을 내리고 재감리할 것을 요청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증선위는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누락을 '고의'로 판단했지만 지배력 변경과 관련해서는 재감리를 요청했다.
증선위는 "금감원이 이 부분에 대한 감리를 실시한 후 그 결과를 보고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를 두고 증선위의 '명령'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아울러 외부감사법과 외부감사규정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외부감사법상 증선위가 감리업무 수행 주체이고 외부감사규정에는 증선위가 금융위 요청이 있는 경우나 업무 과정에서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가 발견된 경우 감리를 시행하되 그 집행을 금감원장에게 위탁하게 돼 있다.
증선위는 금감원의 기존 감리조치안으로는 회계 처리 기준 위반 혐의를 엄격하게 밝히고 처분 내용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초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을 고의 분식회계로 봤다. 2015년 말 갑자기 회계 변경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직후인 2012~2014년의 회계 처리에 대한 타당성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며 금감원에 감리 조치안 수정을 요청했고 금감원은 이를 거부했다.
k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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