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 충동조절 치료로 폭력성 개선 가능"

입력 2018-07-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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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자, 충동조절 치료로 폭력성 개선 가능"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치료 프로그램 시행 결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공감에 바탕을 둔 분노충동 조절 치료프로그램이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의 행동과 정서는 물론 뇌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은 2014년 개발한 '공감증진 기반 분노 및 충동조절 장애 청소년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전국 400여명의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에 시행하고, 이 중 24명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폭력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한 사람은 폭력을 당하는 이유가 있다',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기 전에 내가 먼저 공격해야 한다' 등 왜곡된 인지를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공감'으로 바로잡는 치료다. 본인의 충동과 공격성향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과 의사소통 기술 등도 훈련한다.
연구팀은 24명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 2회씩 8주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시행 전후 임상 및 신경심리 검사와 뇌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가 자녀를 평가하는 '부모평가척도'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한 4개 항목인 ▲ 비행 ▲ 공격성 ▲ 불안, 우울 등의 내면 잠재화 ▲ 과잉 충동 행동 등을 밖으로 표출하는 외현화 점수가 치료 후 모두 유의미하게 떨어졌다.

뇌 영상 촬영에서는 실제 전두엽과 두정엽 신경회로가 활성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두엽은 뇌에서 충동 및 공격성을 조절하고 공감능력을 담당하는 부위다. 두정엽은 상대방의 표정과 관련된 감정을 해석하는 역할을 하는 부위로, 두정엽의 기능이 떨어지면 상대방의 표정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게 된다.
두 부위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된 것은 충동 및 공격성은 줄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김 교수는 "자체 개발한 치료프로그램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의 공감능력은 향상하고 충동 및 공격성은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히 공감과 공격성, 충동성 조절과 관련된 뇌 기능이 활성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해 향후 청소년 치료프로그램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정신약물학과 생물학적 정신의학의 진보'(Progress in Neuropsychopharmacology & Biological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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