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유럽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가 중국 HNA(하이항·海航)그룹에 여객기 인도를 보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에어버스가 하이항그룹에 인도예정인 광폭동체의 A330 여객기 6대의 인도를 보류하고 본부가 있는 프랑스 툴루즈의 계류장에 압류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하이항그룹이 수개월째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아직도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6대의 A330 여객기 전체 대금은 16억 달러(약 1조8천억원)에 달한다.
A330여객기 6대는 하이항그룹 산하의 하이난(海南)항공, 서우두(首都)항공, 톈진(天津)항공 등에 인도될 예정이었으며 도색작업까지 마친 상태다.
하이항그룹은 지난 수년간 공격적인 해외인수합병의 후유증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근 그룹의 최대주주인 왕젠(王健) 회장이 프랑스에서 실족사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왕젠 회장은 그룹 지분의 15%를 보유했다.
중국 정부는 왕 회장 사망이후 하이항그룹에 주력업종인 항공업에만 전념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방 항공사로 출발한 하이항그룹은 호텔 등 부동산, 은행 등 해외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사세를 키웠으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고위층 유착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중국 당국의 감시망에 올랐다.
하이항그룹은 중국 당국이 돈줄을 죄자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보유 자산을 서둘러 매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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