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영하지 않아 런던에 짧게 머무는 것" 불만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아기 트럼프'(트럼프 베이비·Trump Baby) 대형 풍선을 골프장에 띄우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허가하지 않아 양측 간 충돌이 예상된다.
6m 높이의 대형 풍선은 기저귀를 찬 채 화내는 모습을 하고 있는 트럼프를 묘사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을 방문하는 트럼프는 14일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신 소유의 턴베리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길 예정이다.
그 때맞춰 시위대가 트럼프 베이비 풍선을 띄우겠다고 나섰으나 현지 스코틀랜드 경찰은 공공 안전과 평화적 시위 보장 등을 고려, 이를 허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위대는 13일 런던 중심부 의회 광장에서 트럼프의 영국 방문을 반대한다며 트럼프 베이비 풍선을 띄운다.
시위 참가자들은 1만6천 파운드(2천367만원 상당)를 모아 트럼프 베이비 풍선을 제작했고,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풍선 띄우는 것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영국 대중일간지 더선과 인터뷰에서 "시위 때 트럼프 베이비 풍선이 등장한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다"면서 "시위대가 풍선을 띄우는 것은 나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래서 아주 짧은 시간 런던에 머무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했다.
시위대는 바람을 뺀 트럼프 베이비를 갖고 침대열차를 이용해 글래스고를 거쳐 턴베리까지 갈 예정이다.
충분한 양의 헬륨 가스 주문도 마쳤다.
스코틀랜드 경찰 마크 윌리엄스는 "턴베리 골프장에 대한 중요한 보호임무가 주어져 있고 여기에는 텐베리 지역 상공 제한도 포함된다"며 "대형 풍선을 띄우지 못하도록 했지만 시위대와 가능한 대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의 이런 방침에 맞서 8천 명 이상이 대형 풍선을 띄우는 것을 허용해 달라는 청원에 서명했다.
턴베리 골프장은 스코틀랜드 서안에 자리한 호화 골프장이다.
스코틀랜드 노동당·녹색당 대표들은 트럼프가 프레스트윅 국제공항에 내리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트럼프가 영국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멕시코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장면을 보면 그가 품위있는 인간의 가치를 부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런던경찰국은 당초 시위대의 방송장비 사용을 불허했다가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시위대가 방송장비 사용을 불허하는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 따른 것이다.
시위를 주도하는 마이클 체섬은 11일 밤 트윗을 통해 "경찰이 당초 입장을 철회하고 방송장비를 사용하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13일로 예정된 트럼프의 런던 방문에 맞서 시위와 가두행진에 나서기로 한 시민은 6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위대는 이에 앞서 12일에는 트럼프의 숙소로 이용될 런던 미대사관저인 윈필드하우스 앞에 모여 그의 영국 방문 반대 시위를 벌였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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