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11살 여자아이를 "돈을 줄 테니 같이 가자"고 유인하려다 아이가 거절하자 "죽이겠다"고 협박한 6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A(65)씨는 지난해 8월 26일 오후 8시 30분께 울산시 동구의 한 은행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있던 B(11)양을 발견했다.
술에 취한 A 씨는 지갑을 꺼내 보이면서 "돈을 줄 테니 같이 가자"고 B 양을 유인했으나, B 양은 거절했다.
B 양의 거절에 격분한 A 씨는 돌연 "아이를 죽여야겠다"고 말하면서 근처 노점상인 C 씨에게 다가가 흉기를 달라고 요청했다.
B 양이 겁을 먹고 무서워하는 모습을 본 C 씨는 B 양을 데리고 가까운 마트로 피했지만, A 씨는 이들을 따라가며 "저런 것들은 다 죽여야 한다"고 협박했다.
울산지법 형사6단독 황보승혁 부장판사는 미성년자유인미수와 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A 씨에게 보호관찰 받을 것과 보호관찰 기간에 알코올의존증을 치료받을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술에 취해 11세 여아를 유인하거나 협박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쁜 점, 나이 어린 피해자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도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단할 필요성이 크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노점상 등이 목격하는 와중에 범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특정한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만취한 상태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뉘우치고 피해자 측과 합의하려고 노력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연령·직업·성행, 범행에 이른 경위, 범행 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곧바로 실형을 선고하기보다는 그 집행을 유예하고, 재범 방지를 위해 보호관찰과 알코올의존증 등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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