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국내 5대 시중은행장들이 올해 우리 경제가 3%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이 하반기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장은 15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정부가 전망한 3% 성장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일제히 전망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소비와 수출 회복 모멘텀이 아직 살아 있어 올해 2% 중후반의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국내외 민간 경제연구소나 투자은행과 비슷한 견해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3% 성장이 어려운 이유로 투자 부진을 많이 꼽았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건설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어 당초 기대했던 3% 성장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고,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대외 정책과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 설비투자 위축으로 올해 국내 경제가 3%대 성장을 이어가기 힘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3%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 경제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3.1%)보다 소폭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경기 위축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그동안 나타난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면 성장률 상향 조정의 긍정적 기대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장들은 금리 상승이 하반기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3대 리스크 요인을 꼽아달라는 설문에 은행장 5명 중 4명이 금리 상승을 꼽았다.
하반기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2번 더 올릴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고,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와 우리나라도 8월 또는 10월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또는 인상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해 가계나 기업의 채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금리 상승은 기업과 가계 부문 건전성 악화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분쟁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부동산 경기 하락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담보대출을 사후 관리해야 하고 전세대출, 신용대출 증가와 부실화로 전이될 가능성을 정교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이런 요인이 현실화되면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약화,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한계기업의 부실화 가능성 증대, 부동산임대업 대출의 건전성 저하 등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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