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머 원내대표 등 "대선개입 인사들 미국 법정에 세워야"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배석자 없는 '밀실 회담'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러 정상이 오는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즉흥적이고 급한 성격인 트럼프 대통령이 옛 소련 비밀경찰 KGB 출신인 푸틴 대통령에게 말려들 수 있는 우려에서다.
척 슈머 원내대표 등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만약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겠다고 고집한다면 일대일 접촉은 자제하고 고위급 인사들을 배석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푸틴은 잘 훈련된 KGB 요원으로, 잘 대비해서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며 "크렘린 궁이 말한 대로 일대일 접촉은 푸틴에게 딱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담장에는 다른 미국인들이 있어야 한다"며 "국무부,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부기관의 전문지식과 전문가에게 의지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또 미·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사건이 핵심의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미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 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 소속 해커 등 관련자들이 미 법정에 서게끔 푸틴 대통령에게 송환 요구를 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문했다.
GRU는 대선 당시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분쟁을 조장하는 글과 댓글을 의도적으로 남기는 '트롤 팜' 회사를 설립해 운영한 배후로 지목됐다.
앞서 미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헬싱키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을 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 측 통역만 배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회담해 논란이 됐다. 이런 형식의 회담이 진행되면 공식 대화록이 남지 않는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대 러시아 제재,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북한 비핵화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지난달 말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시리아, 크림반도뿐 아니라 대선 개입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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