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 부도덕한 경쟁 사례"…관계 정상화 기대감도 피력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미러정상회담을 앞두고 크렘린이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관 사업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나토정상회의에서 독일이 러시아와 체결한 '노드 스트림Ⅱ' 천연가스관 사업에 대해 "끔찍한 실수"라거나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은 지독히 부도덕한 경쟁 사례라며, 이는 러시아에 우려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리아(RIA)통신 등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이 추진하는 '노드 스트림Ⅱ'는 러시아부터 독일까지 발트 해를 관통해 이어지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내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의 '노드스트림Ⅰ' 가스관에 두 개의 새 라인을 더 뚫는 이 작업이 끝나면 러시아 가스가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가로 바로 공급되며 공급량도 대폭 늘어난다. 유럽연합(EU)은 현재 가스 총수요량의 약 41%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부터 러시아가 이 사업을 유럽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드 스트림Ⅱ 사업을 언급한 데는 미국 기업도 이 사업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러시아가 새 시장을 개척하고, 싼 가격에 천연가스를 납품하면 미 기업들의 수출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양 정상 간 대화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입장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란은 러시아의 동맹국으로 시리아 사태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페스코프는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어느 정도의 정치적 의지가 분명히 드러나 현재의 어려운 고비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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