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공청회…주주권행사 로드맵 공개

입력 2018-07-17 06:01   수정 2018-07-17 09:02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공청회…주주권행사 로드맵 공개

'경영간섭' vs '반쪽개혁' 격론 예상…복지부 26일 최종안 의결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한국 증시의 '큰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방안에 대한 공청회가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주주권행사 지침을 말한다.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와 같은 투자자는 큰 집의 집안일을 맡은 집사(Steward)처럼 고객이 맡긴 돈을 자기 돈처럼 최선을 다해 관리, 운용해야 한다는 모범규범이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방안은 각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26일 확정된다.
국민연금을 관리·감독하는 보건복지부는 이날 국민 노후자금 635조원을 굴리면서도 소극적인 주주권리 행사로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을 안았던 국민연금의 주주권 확대 로드맵을 제시한다.
일정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안에 ▲ 배당관련 주주활동 개선 ▲ 의결권 행사 사전공시 ▲ 주주대표 소송 근거 마련 ▲ 손해배상 소송 요건 명문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는 ▲ 중점관리사안 추가 선정·확대 ▲ 기업과 비공개 대화 확대 ▲ 이사회 구성·운영, 이사, 감사선임 등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 위탁운용사 활용한 주주활동 확대 등에 나선다.
국민연금이 현재는 배당 확대에만 국한해 주주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기업의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일가 사익 편취행위, 횡령, 배임, 과도한 임원보수 한도, 지속적인 반대의결권 행사에도 개선없는 경우 등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으로까지 주주권행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사안은 배당 문제와 더불어 '중점관리사안'으로 정해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이사회·경영진 면담을 통해 개선대책을 요구하고 비공개 서한을 발송하는 등 비공개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과도한 영향력 행사'라는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국민연금 자금을 받아 운용 중인 자산운용사(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주는 방안도 포함했다.
국민연금은 또 2020년에는 ▲ 미개선 기업 대상 의결권 행사 연계 ▲ 미개선 기업 명단 공개 및 공개서한 발송 등에 착수하기로 했다.
비공개 대화에도 불구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의결권 행사에 반영해 주총에서 횡령, 배임,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사익 편취행위를 주도한 이사 임원이나 사외이사, 감사의 선임을 반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기업을 공개대상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 공개적 서한을 발송해 개선하도록 요구하며 이런 사실을 외부에 공표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이런 주요 주주활동은 현행 의결권전문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된다. 위원회는 이해 상충의 우려가 있는 정부인사를 배제하고 가입자대표 등이 추천한 민간 전문가 14명 이내로 구성된다.
국민연금은 '연금 사회주의' 논란을 의식해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나 국민연금 의사관철을 위한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활동은 '제반여건이 구비된 후 재검토' 하기로 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도입방안에 대해 경영계는 '국민연금이 막대한 지분을 무기로 민간기업 경영에 간섭할 것'이라는 입장인 데 반해 시민사회계는 '경영참여를 배제한 반쪽짜리 지침'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이날 공청회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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