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치밀하게 준비 "금고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 확보 못해"
인근에 오토바이까지 대기…사정 잘 아는 사람 소행 가능성 커
(영주=연합뉴스) 김효중 최수호 기자 = 경북 영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16일 흉기로 직원 4명을 위협해 불과 4∼5분 만에 현금 4천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복면강도는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이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침입해 도주했고 단시간에 현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인근에 미리 오토바이까지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새마을금고 내외부 환경을 잘 이용하고 범행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점 등을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장 확인 결과 사건이 발생한 새마을금고 안으로 들어가려면 정문이나 왼쪽 옆문, 우측 지하주차장 입구 3곳 가운데 한 곳을 지나야 한다.
3곳 모두 CCTV가 1대씩 설치돼 있지만 지하주차장의 경우에는 몸을 통로 좌·우측 쪽으로 최대한 붙이면 들어가는 모습이 찍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왼쪽 옆문이 잠겨져 있고 정문은 사용되지 않았다는 직원 진술을 근거로 범인이 낮 12시 20분께 성인 가슴 높이의 금고 바로 옆 교회 담을 넘어 지하주차장 통로로 접근한 뒤 지하 1층으로 내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계단을 따라 지상 1층으로 올라가 남녀 직원 4명이 있던 금고 안으로 침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또 범인이 범행 후 4천여만원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들고 들어올 때와 같은 경로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새마을금고 외부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당시 한 직원은 범인이 흉기로 다른 직원 2명을 위협하며 돈을 요구하는 틈을 타 낮 12시 23분께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다. 직원들 자리마다 비상벨이 설치돼 있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7분 뒤인 12시 30분께 새마을금고 인근 3개 파출소 경찰관 5명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범인은 이미 달아난 후였다.
경찰은 현장 감식결과 등을 토대로 범인이 112신고 직후인 낮 12시 24분께 이미 옆 교회 담을 넘어 달아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고에서 어른 걸음으로 1분 정도 떨어진 곳에 파출소가 있지만 당시 근무자가 순찰 중이라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유력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가는 모습이 현장 주변 CCTV에 찍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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