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지하서 8분간 상황 살피고 범행 후에는 침입 경로로 달아나
인근에 오토바이까지 대기…"사정 잘 아는 사람 소행 가능성 커"
(영주=연합뉴스) 김효중 최수호 기자 = 경북 영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16일 흉기로 직원 4명을 위협해 현금 4천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복면강도는 범행 8분 전 이미 건물 내부에 몰래 침입해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숨어있던 범인은 흉기를 들고 금고 안에 침입한 뒤 1분여 만에 돈 가방을 챙겨 달아났다.
범행 후에는 현장을 재빨리 벗어나기 위해 인근에 미리 오토바이까지 준비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운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새마을금고 내외부 환경을 잘 이용하고 범행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점 등을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새마을금고 안으로 들어가려면 정문이나 왼쪽 옆문, 우측 지하주차장 입구 3곳 가운데 한 곳을 지나야 한다.
금고 건물 외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범인은 낮 12시 15분께 성인 가슴 높이의 금고 바로 옆 교회 담을 넘어 지하주차장 통로로 접근한 뒤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이후 범인은 남녀 직원 4명이 있던 지상 1층 금고 안으로 바로 침입하지 않고 어딘가에 숨어 건물 내부 상황을 살폈다. 지하 1층 주차장과 지상 1층 금고 사이에는 계단과 남녀 화장실이 있다.
실제 금고 내부 CCTV를 보면 숨어있던 범인은 낮 12시 23분께 흉기를 들고 금고 안으로 들어와 직원들을 위협한 뒤 1분 뒤인 24분에 4천300만원이 든 돈 가방을 들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은 건물 안으로 들어올 때와 같은 경로를 이용해 외부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당시 범인이 흉기로 직원 2명을 위협하며 돈을 요구하는 틈을 타 이사장실에 있던 다른 직원이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다. 직원들 자리마다 비상벨이 설치돼 있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2시 30분께 새마을금고 인근 3개 파출소 경찰관 5명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범인은 이미 달아난 후였다.
경찰 관계자는 "금고에서 어른 걸음으로 1분 정도 떨어진 곳에 파출소가 있지만 당시 근무자가 순찰 중이라 아무도 없었다"며 "유력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가는 모습이 현장 주변 CCTV에 찍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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